지금은 콘텐츠의 시대이다. 동시에 스토리텔링의 시대이기도 하다. 콘텐츠에 스토리가 빠지면 밋밋해진다. 독서는 스토리로 해야 한다. 스토리 중심으로 쓴 책은 읽기도 편하고 읽은 후 머리에 자연스럽게 남는다.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책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렇게 스토리의 힘은 대단하다. 그런데 통상 우리는 독서와 스토리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많은 책이 스토리 중심이 아닌 탓도 있겠지만 그 두가지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독서는 스토리로 읽어야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취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쓰는 사람이 스토리 중심으로 쓰지 않아도 얼마든지 독자가 스토리를 엮어낼 수 있다. 이런 건 스토리 중심의 독서와 글쓰기를 훈련하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번에 필자와 함께 공저로 낸 실용도서 <줌(zoom)을 알려줌>은 먼저 나온 여러 줌에 관한 책과 비교하면 단연 스토리텔링으로 만든 책이다. 줌의 기본과 사용법을 제외하면 전국구 스타 강사, 중학교 진로진학 담당 교사 그리고 화가가 스토리로 풀어낸 책이다. 그래서인지 독자들이 한결같이 술술 잘 읽히면서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스타 강사는 지난해 까지 연 300회 이상 전국은 물론 가끔 해외까지 가서 강연을 했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화상 강연의 강사료 문제와 노하우 및 지켜야 할 매너와 에티켓을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재미있게 풀어 냈다. 현직 중학교 교사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육 현장의 체험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듬북 담았다. 화상 쌍방향 수업 방법, 화상 수업 태도 파악하는 법, 학생들의 반응 유도하는 법 그리고 모둠 활동을 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화가는 새로운 강연 방법을 모색하고 화상으로 그림 강좌를 진행하는 법, 온라인 화상 강의의 놀라운 결과물 그리고 강의실에서 확장된 담론을 스토리로 꾸몄다. 이런 점이 차별화가 되어 연일 서점의 판매지수와 순위가 쑥쑥 올라가고 있다. 아무리 고리타분하고 딱딱한 주제일지라도 어떤 스토리로 엮어 독서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이지만 진심을 담은 스토리는 언제나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게 마련이다. 독서 모임도 마찬가지다. 책의 내용만 집요하게 파고 들어 토론하는 모임은 재미가 반감된다. 책의 내용에 더하여 참석자들의 삶이 거기에 녹아내리면 리얼리티가 생겨나고 활기가 넘치게 된다. 이건 덤이다.
필자가 3년째 진행하는 서울시 50플러스 1인창직 과정에서는 첫 시간부터 다짜고짜 책 읽을 것을 권한다. 그리고 그 다음주부터 독후 에세이를 발표하도록 한다. 독후감도 아니고 서평도 아니다. 책을 읽은 후 과연 그 책을 통해 얻은 자신만의 깨달음과 미래 계획을 담은 에세이를 쓰고 발표하게 한다. 평소 전혀 책을 읽지 않아서 처음에는 무척 힘들어 하지만 두달 남짓 과정을 마칠 때 쯤이면 이구동성으로 필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창직도 창직이지만 무엇보다 까마득하게 잊고 지낸 독서의 불씨를 다시 살리게 되어 고맙다는 인사다. 우리 삶의 매순간을 스토리로 보면 삶이 더욱 활기차게 된다. 과연 독서는 스토리다.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는 독서 생활을 스토리로 가꾸면 삶이 더욱 윤택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