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거울과 같다. 수천 년 전 역사에서도 배울 점이 반드시 있다.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이 흐르지만 반복한다. 역사를 통해 배우지 않는 자들에게는 밝은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고리타분하게 옛날 역사를 배워서 뭐하겠느냐고 묻는다면 그는 어리석은 자다. 아무리 과학과 기술이 발달해도 인간 고유의 성정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어하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바 없다. 이런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인류는 발전을 거듭했지만 여전히 다람쥐 쳇바퀴를 돌듯 맴돌기도 한다. 냉철하게 역사를 바라보며 오늘의 현실을 비교해 보는 지혜로운 안목이 절실한 때가 바로 지금이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는 가볍게 살 수 있을 뿐이다.
필자의 경우는 학창 시절에 지독하게 공부가 하기 싫었다. 특히 뭔가를 암기해서 시험을 쳐야 하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었다. 지금에 와서 진짜 역사 공부를 해보니 시험 공부가 아닌 역사는 정말 재미있다. 흥미진진 그 자체다. 역사야말로 살아있는 드라마 같은 것이다. 모든 것에는 역사가 있다. 정치 역사, 경제 역사, 부동산 역사, 사회 역사, 전쟁 역사, 인물 역사 등등. 역사를 알면 미래 예측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시대에 따라 사람은 변한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잘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꽤 오래된 선인들이 남긴 기록을 보며 깜짝 놀라기도 한다. 어쩌면 이렇게 사람은 변하지 않는가에 대한 놀라움이다. 역사에서 배울 점이 없다고 하는 사람치고 매사 열심히 배우는 사람이 드물다.
최근 A작가가 시작한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지음 <곰브리치 세계사>와 헤로도토스 지음 <역사>에 대한 강의를 줌(zoom)으로 듣고 있다. 상세한 지도와 함께 세계사와 그리스 문명에 대한 역사를 읽고 들으면서 역사에 대한 인식이 스스로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지루하게만 느꼈던 세계사와 서양 역사에서 배울점이 많음을 새삼 깨닫는다. 동양 역사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시대와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다. 사람 사는 곳은 동서양 어디나 엇비슷하다. 생활 양식과 풍습은 달라도 본질적으로 인간의 호기심과 욕망은 대동소이하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거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것도 아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맞거나 틀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역사이며 우리 모두는 역사에 대한 깊은 인식이 중요하다.
때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잡았던 자들이 역사를 왜곡하기도 한다. 그들은 한결같이 그들만의 역사를 써내려가기 원하지만 후세 사람들은 허용하지 않는다. 지금도 역사는 힘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왜곡된다고들 말하지만 크게 보면 그것조차 역사의 한부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역사란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을 말한다. 영어식 표현으로는 history 즉 그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결국 역사는 인간을 빼놓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그 사회를 파악하려면 먼저 역사부터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역사가 뿌리이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역사를 소홀히 하면 진정한 역사를 이어갈 수 없다. 역사를 통해 배우는 자가 현명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