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도서관이다

지금은 도서관 세상이 활짝 열렸습니다. 1인당 소득 3만불이 넘은 후 지방자치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전국 어디를 가나 국립, 도립, 시립, 구립 그리고 사립 도서관이 속속 생기고 있습니다. 책이 없어 읽지 못한다는 말은 이제는 아예 통하지 않게 되었죠. 그리고 종이책, 전자책 및 오디오북만 책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모두 책이죠. 다만 그 모두가 책이며 도서관이란 생각에 미치지 못했을 뿐입니다. 세상을 모두 도서관으로 본다면 우리의 생각이 달라집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찰하면 그속에서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되고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파악하게 되어 다시 진짜 공부를 하려는 열의가 저절로 생겨나게 됩니다.

세상을 도서관으로 본다면 책은 도서관에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되고 만나는 모든 사람과 세상 살면서 겪게 되는 모든 일을 통해 스승을 만나게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그토록 책에서 찾으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삶에 방향을 제시하는 스승을 만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지요. 독서는 지식을 얻으려는 것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지식과 정보의 바다를 건너 지혜의 망망대해를 향해 나아가려는 탐험가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죠. 지혜의 최종 목적지에 누가 어떻게 도착하게 될지는 각자의 선택이며 몫이지만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익히며 조금씩 성숙하며 살아가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본다면 과연 세상은 온통 우리에게 무한정 책을 제공하는 대형 도서관으로 봐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책은 머리로 하는 여행이며, 여행은 몸으로 읽는 책이라고 합니다. 필자는 도보여행가로써 두 발로 걷는 여행을 통해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책을 만나고 스승을 만나고 자신의 삶을 만나고 있습니다. 제주올레를 걷거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모두 자신의 삶의 방향을 어느 정도 정립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점점 바뀌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여행을 많이 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되는 것도 그들이 모두 세상이라는 도서관에 심취해 있었다는 증거가 됩니다. 사막의 여행자가 나침판에 의지해서 길을 걷듯이 혼돈의 세상을 살아가면서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은 오로지 나침판 처럼 길잡이가 되어주는 세상이라는 책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지지리도 살기가 어려웠던 옛날에는 책을 읽고 싶어도 도서관이 없고 책을 살 돈도 없어서 눈구경만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모두 행복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서점에는 책이 넘쳐나고 마음만 먹으면 스마트폰 클릭 몇번으로 책을 구매하면 다음날이면 무료로 집으로 배달까지 해 줍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은 어렵지만 마음만 내키면 국내여행은 언제든지 훌쩍 떠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찍어내지 않아 품절이 된 책도 중고서점에서 구매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책을 보거나 들을 수 있고 오디오북도 구독하면 맘껏 들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책이 사방에 널려져 있어도 외면하면 그만입니다. 그냥 심심풀이가 아닌 독한 마음 먹고 독서하려면 세상이 모두 도서관임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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