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사고

수평적 사고(Lateral Thinking)은 이미 확립된 패턴에 따라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통찰력이나 창의성을 발휘하여 기발한 해결책을 찾는 사고 방법을 말합니다. 이와 반대로 수직적 사고(Logical Thinking)란 어떤 사실로부터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결론을 도출하는 사고법을 말합니다.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매사 정답만 찾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비즈니스 오너와 최고 경영자를 제외하고는 수평적 사고를 해야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위에서 먼저 정의를 내리면 나머지는 모두 주어진 매뉴얼에 따라 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이루어지는 시대였습니다. 군대식으로 상명하달이 기업에도 깊이 뿌리 내렸습니다. 조직 내에서 튀면 죽는 그런 시대였습니다.

지금은 논리를 앞세우거나 지시에 복종하기만을 바라는 기업이나 개인은 어딜 가나 환영받지 못합니다. 일사불란하게 지휘 통솔하는 사람을 리더십이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융통성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십여년 전 안산에 소재한 반월공단에서 전문경영을 할 때의 일입니다. 매주 팀장들을 불러놓고 회의를 하면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일방적인 지시로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입을 열게 하려고 무척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고민 끝에 팀장을 한사람씩 따로 불러 얘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그제서야 입을 열며 그저 명령만 내려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런 방식에 익숙해져 있어서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기가 자신이 없다고 했습니다.

매주 J중학교에서 1학년 자유학년제 창직반을 4년째 지도하고 있습니다. 한 학기 학습목표는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 교재는 따로 없고 스마트폰을 도구로 사용해서 매주 새로운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는 방식입니다. 이제 갓 중학생이 된 만13세의 어린 학생들이 처음에는 발표하기를 낯설어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가면 자연스러워집니다. 처음 듣는 용어가 나오면 얼른 네이버와 위키백과에서 찾아보게 합니다. 다른 학생들이 말을 할 때는 경청하는 법을 배웁니다. 자신의 생각을 노트에 글로 적고 나중에 밴드에 남기도록 유도합니다. 학기 초에는 서먹서먹 하지만 이내 익숙해지면 수업시간이 즐거워집니다. 교사가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는 수업 방식이 아닙니다.

필자도 중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많이 배웁니다. 이들이 소위 Z세대입니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수업을 진행하면서 저절로 알게 됩니다. 수평적 사고라는 어려운 단어는 몰라도 읽고 생각하고 말하고 쓰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생각의 힘이 커집니다. 학기 초 노트에 자신의 생각의 크기를 한번 그려보라고 하면 조그마한 동그라미를 그립니다. 나중에 학기를 마칠 때 쯤 다시 그려보라고 하면 노트에 가득한 큰 원을 그립니다. 지금의 50대 이후는 대부분 수직적 사고에 푹 젖어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수평적 사고를 해보라고 권하면 무척 어려워 합니다. 하지만 수평적 사고를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스스로 아웃사이더가 됩니다. 수평적 사고가 몸에 배야 합니다.

2 Comments

  1. 수직적 사고를 중심으로 하여 이룩한 사회가 현대사회인데 혁혁한 성과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어서 수평적 사고 쪽으로 많이 이동하고 있지요.

    수평적 사고도 장점이 있지만 단점 또한 있어서,수평적 사고와 수직적 사고를 넘어서 이를 통합하는 사고가 필요하지요.

    이 통합사고가 바로 사랑입니다.
    이 수준에 이른 이들은 우리 사회에 희귀해서 1,000명에 4명 정도랍니다.

    흔히 수평적 사고와 수직적 사고의 중간쯤을 균형사고라고들 말씀하시는데 균형사고란 존재하지 못합니다.

    오직 넘어서는 사고만이 이 둘 다를 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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