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따로 또 같이를 조금 어려운 말로는 각자도생(各自圖生)과 연대(連帶)라고 한다. 각자도생은 각자가 스스로 제 살 길을 찾는다는 뜻이며 연대는 여럿이 함께 무슨 일을 하거나 함께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인류는 처음부터 각자도생과 연대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생존을 위해 홀로 서기를 하는 도중에 자연재해나 전쟁을 만나면 또 다른 차원의 생존을 위해 함께 하기를 약속하며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왔다. 이런 과정은 미래에도 어김없이 반복하게 될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미국을 위시한 편협하고 극단적인 국수주의자들의 뒤통수를 때렸다. 특히 지금까지 잘난체 해왔던 소위 선진국들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체면을 구겼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몇몇 나라들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느 지역에 국한되지 않음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지구촌 모든 국가의 연대가 필요함을 강조하며 행동에 나섰다.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진단 키트와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을 벌이는 등 절대절명의 순간에 국제적인 유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이런 국제 공조는 지속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바이러스가 주춤해지면 연대는 쉽게 무너지고 다시 예전처럼 자국의 이익을 위한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 들게 될 것이다. 국가 뿐아니라 개인도 마찬가지다. 동업을 하기 위해 처음에는 모든 것을 양보하며 함께 책임과 권리를 공유하기 원하지만 비즈니스 환경이 바뀌면 다시 홀로 서기를 하게 된다.

필자는 이모작과 창직을 위한 코칭을 하면서 함께 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이르도록 권하고 있다. 자신의 입지가 단단할수록 다른 사람과의 공조를 위한 전략적 제휴도 차질없이 이루어진다. 반대로 자신의 입지가 아직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조에만 너무 많이 기대하면 자칫 다른 사람에게 이용 당하거나 팀워크가 깨어지기 쉽다. 필자는 이런 사례를 꽤 많아 지켜 보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홀로 서기를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은 자신만의 필살기를 찾아내는 일이다. 오랜 기간 직장에 몸을 담고 일을 한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를 찾아내지 못한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처럼 생존의 기로에 서보지 않은 사람은 그저 남이 하는 생각과 행동을 바라만 보고 직접 해보지를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

사소한 일이라도 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야 한다.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이 잘하고 동시에 사회가 원하는 그런 일을 찾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가.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꾸준히 그런 자신만의 일을 찾아내어야 한다. 흔히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과 혹독한 사람으로 나뉜다. 자신을 저평가하는 사람은 자존감을 세우기가 어렵다. 어느 정도 자신에게 관대하게 대하는 스타일이 바람직한 태도이다. 자존감이 낮고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공조를 강조하고 나선다. 그런 사람을 빨대만 갖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자신이 뭔가 희생하고 노력하지는 않고 누군가가 상을 차려 놓으면 거기에 무슨 먹을 게 없을까 하며 빨대를 입에 물고 기웃거리는 사람이다. 같이보다 따로가 우선이다. 각자도생을 먼저 하고 연대를 모색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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