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言語)란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쓰는 음성이나 문자 등의 수단을 말합니다. 몸짓, 손짓, 표정 등도 언어에 해당합니다.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냅니다. 언어는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을 대표합니다.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언어가 모여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연이나 회의를 위해 준비하고 꾸민 언어는 그 사람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어도 그 사람의 언어를 듣거나 읽으면 그 사람의 언어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중요한 언어 세계를 흔히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언어 세계는 하루아침에 결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노력하는 가운데 차츰 자신만의 언어 세계를 구축해 갈 수 있습니다.
영화배우나 TV 탤런트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오랫동안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하기 위해 대본에 나와있는 대사나 글을 외우고 실행에 옮깁니다. 차곡차곡 이런 노력과 경험이 쌓이고 쌓여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면 극중 배우와 현실 속의 그 사람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자신만의 언어 세계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익혀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언어 감각은 선천적인 것이므로 자신은 어찌할 수 없다고 단정해 버립니다. 그야말로 스스로 한계를 정해 두고 벗어나지 못하는 꼴이 됩니다. 타고난 자질이 전혀 무관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얼마든지 자신만의 언어 세계를 만든 사람들이 주변에 꽤 많습니다. 책을 무려 340권이나 쓴 고정욱 작가는 대단한 자신만의 언어 세계를 만든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필자는 그를 10년 전에 만났지만 지금까지 그는 한결같은 언어 세계를 갖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해 동안 360회 강연을 한 적도 있습니다. 강연을 하면서 그도 배우처럼 지금의 언어 세계가 만들어졌겠지만 그의 언어에는 언제나 힘이 실려 있습니다. 자신감이 묻어납니다. 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동기부여하는 언어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소아마비 장애인으로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공감하며 도전 정신을 일깨워줍니다. 비장애인 아이들에게도 꿈과 용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그의 언어에는 불가능이란 단어가 없습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이 직접 4전 5기의 어려움을 겪고 지금의 대단한 작가가 되었습니다. 장애로 인해 의사가 되지 못했고 교수도 되지 못해 고군분투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런 모든 장애물이 오늘의 그를 만든 것입니다.
자신만의 언어 세계를 만들려면 평소에 자신이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 관찰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독서와 글쓰기로 어휘력(語彙力, word power)를 키워야 합니다. 강연을 시작했다면 녹음을 해서 자신의 음성을 들어보아야 합니다. 글쓰기를 하면서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에 올려 반응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가능하면 필자처럼 인터넷 신문 등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자신의 말과 글을 제3자를 통해 피드백을 받고 댓글을 보고 답글을 다는 과정에서 조금씩 자신의 언어 세계가 만들어집니다. 우리의 언어 세계는 죽을 때까지 지속됩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명연설과 명문장을 따라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자신만의 언어 세계는 곧 자신의 인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