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며 배운다

배우는 줄 모르고 배우는 것이 진정한 교육입니다. 인간은 무엇인가에 몰입할 때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작정하고 배우기에 전념한다고 제대로 배우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공부를 위한 공부는 지난한 과정입니다. 당연히 힘이 들게 마련이죠. 하지만 마치 게임이나 놀이를 하듯 심취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배우고 익히게 됩니다. 우리는 지구촌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배우기를 좋아하는 국민입니다. 방방곡곡 어디를 가도 배움의 열정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한 지금도 줌(zoom)이나 웹엑스(webex) 등 화상 솔루션을 통해 배우려는 사람들로 넘쳐 납니다. 하지만 배우는 줄 모르고 배우는 단계로 들어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 배우면서 머릿속에 기억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워낙 어려서부터 암기 위주의 교육을 강요 받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배움의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배워야 할 것은 점점 더 많아지는데 암기력과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보급된 지금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즉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억지로 기억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즐기고 몰입하면서 배우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얼마전 필자는 줌을 처음 배우려는 분들에게 강의를 하러 갔습니다. 강의를 요청한 분이 필자에게 재미있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줌을 제대로 배우고 익히면 청소년들이 즐기는 게임보다 더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강의를 마치면서 즉석에서 설문 조사를 했는데 수강자 모두가 정말 재미있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처음에는 줌을 알기 위해 서너 시간이나 왜 필요하냐고 생각했는데 언제 이렇게 빨리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재미있는 영화는 금방 끝납니다. 지루한 내용의 영화는 시간이 안 갑니다. 똑같은 이치입니다. 지금 배우는 것이 재미있으면 즐기면서 배우는 줄로 모르고 배웁니다.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은 배움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그저 나만 알고 지나쳐 버리면 얼마 가지 않아 까마득히 잊어 버립니다. 그래서 배워서 남 줘야 합니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면 줄수록 자신에게 더 많이 남습니다. 이것이 비결입니다.

필자가 강의를 하면서 자신을 위해서라도 제발 남에게 알려주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그렇게 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원인은 두려움 때문입니다. 완전하게 알지도 못하면서 알려주다 혹시 질문이라도 받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말입니다. 완전한 인간은 없습니다. 모든 것을 아는 인간도 없습니다. 알려주면서 배운다는 생각으로 두려움을 버리고 편하게 알려주면 고스란히 내것으로 남습니다. 신기하게도 남에게 알려주면서 스스로 배웁니다. 미처 몰랐던 내용도 가르쳐 주면서 불현듯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배우면 배울수록 더 배울 것이 생기나 봅니다. 지금은 진짜 공부를 해야 할 때입니다. 시험 공부가 아닌 인생 공부를 위해서는 배우는 줄 모르고 배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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