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제이슨 솅커(Jason Schenker)는 최근 그의 저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언급하고 있다. 지식노동자는 원격근무에 적합한 직업이다. 이제는 정보화 시대를 넘어 바야흐로 본격적인 지식 기반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지식은 더 이상 개인이 독점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오히려 지식은 공유를 통해 더 확산되고 점차 통찰력을 축적하면서 지혜의 광활한 바다로 나아간다. 지식노동자는 치열한 독서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금 이 세상은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해서 제도권 교육만으로는 능히 따라갈 수 없다. 직장에서의 직무 교육도 한계가 있으며 유튜브나 동영상 강의도 편리하긴 하지만 지식노동자로 우뚝 서기에는 역부족이다.
진정한 지식노동자는 독서를 통해 자아 정체성을 확실하게 찾고 자신이 쌓아놓은 지식을 발전시켜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충분히 줄 수 있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독서의 세계를 섭렵하는 훈련이 충분히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어설픈 독서와 깨달음으로 다른 사람을 혼돈의 늪으로 빠져 들게 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으려면 겸손한 자세로 학습의 최고 경지까지 이르러야 한다. 독서를 하는 여러가지 이유 중 판단력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이란 단어의 의미가 판단하고 기억하고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여기서도 단연 판단력이 처음 등장한다. 책을 쓰는 저자가 어떤 논리로 주장을 펼치든지 상관없이 자신의 판단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는 독서가 요구된다.
독서는 일종의 정신 개조작업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잘못 생각하고 판단했던 과오는 덮고 완벽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균형감각을 가진 올바른 판단을 하려는 시도가 독서하는 동안 서서히 일어난다. 우리의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는 말도 결국 독서를 통한 깨달음의 결과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이 하루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동안 독서하고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와인처럼 숙성되면서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단지 독서량만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 얼마나 치열하게 독서하며 생각이라는 프로세스를 거쳤느냐가 관건이다. 아무리 독서를 많이 해도 겉으로 나타나는 그의 말이나 글에서 숙성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경우가 주변에 흔하다.
이제 개념을 바꿔야 한다. 반드시 얼굴을 맞대어야 일을 할 수 있고 고객을 상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번 코로나19로 끝이 났다. 재택근무를 하든 카페나 도서관에서 하든 언제 어디서든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식노동자가 되어야 한다. 누구를 만나지 않아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통찰력을 지닌 지식노동자가 되어야 미래에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누군가 지시를 받아야 하고 어느 조직에 일원이 되어야 하는 시대도 지났다. 스스로 자가발전 할 수 있는 역량과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치열한 독서가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정말 미래는 우리가 예측하기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이다. 막연하고 알 수 없는 미래를 헤쳐나가는 혜안을 쌓는 길은 결국 독서 뿐이다. 다른 대안이 별로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