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의사를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방법으로는 말, 글 그리고 몸짓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역시 말입니다. 여러 가지 형태의 말 중에서 특히 연설(speech)은 리더십의 핵심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말이 서툰 리더는 정치를 하거나 기업의 경영할 때 어려움을 겪습니다. 정치는 예나 지금이나 말로 하는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아테네의 정치가들은 원고를 손에 들고 연설을 하는 것만으로도 도편추방(陶片追放)에 처했습니다. 도편추방이란 스스로 참주가 되려는 리더를 시민들이 도자기 파편에 이름을 써서 10년간 해외로 추방하는 제도였습니다. 그래서 정치가들은 원고를 숙지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또한 그 원고를 소리 내어 말하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치가들의 최고의 무기는 말입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황금기를 주도한 사람은 페리클레스였습니다. 위키백과에도 그는 정치가와 웅변가로 나와 있습니다. 그는 기원전 461년부터 기원전 430년까지 무려 31년 동안 아테네의 민주 정치를 이끈 리더였습니다. 10인의 집단 지도 체제에서 지도자들과 시민들의 호응을 받으며 장기간 최고의 리더십을 발휘한 그의 힘은 그의 탁월한 연설에서 나왔습니다. 형태는 민주 정치였지만 실제로는 혼자 통치했습니다. 그가 50세 되었을 때 그의 반대파들이 파르테논 신전 건축에 막대한 국비가 투입되었다며 그를 실각시켜려 했을 때 그는 국비를 투입할 가치가 없다면 비용 전액을 자비로 하겠지만 그러나 그럴 경우 신전 앞에 페리클레스가 개인 돈으로 완성했다고 비석을 세우는 조건을 걸었고 결국 국비로 공사를 계속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순발력도 당연히 말의 힘에 포함되는 능력입니다.
말을 잘하는 것과 잘 말하는 것은 다릅니다. 지나치게 논리적으로 말을 하는 사람은 말을 잘하는 부류에는 속하지만 잘 말하는 사람은 시의적절하게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달콤하게 사탕발림처럼 말을 잘하는 사람은 처음에는 환영받을 수 있겠지만 상대방이 듣고자 하는 말을 하지 못하면 결국 자신의 말에 스스로 발목을 잡히게 됩니다. 정치뿐 아니라 기업 경영도 예외가 없습니다. 글을 잘 쓰지만 말을 잘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말을 잘하는 데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둘 다 갖추면 금상첨화이겠지만 그래도 글보다는 말을 잘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조금만 노력하면 글도 잘 쓸 수 있습니다. 잘 말하는 것은 기술을 넘어서 예술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그다지 중요한 덕목으로 꼽지 않습니다.
누구나 잘 말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스피치 학원에도 다니면서 열심히 노력합니다. 잘 말하려면 거짓을 물리치고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말을 해야 합니다. 말을 듣는 대상이 누구인지 집요하게 생각하며 상대방이 듣고자 하는 말을 잘 골라서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아첨하는 말을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대화의 잔치에 자연스럽게 들어가서 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의 습관은 무섭습니다. 어떤 사람은 처음 시작할 때는 긍정적인 어투로 시작하다가 조금씩 부정적인 말이 이어지면서 나중에는 대화 분위기를 망쳐 놓기도 합니다. 문제는 자신은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말은 정말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 종일 누군가와 말을 섞으며 살아갑니다. 이왕이면 말의 힘을 생각하면서 조금씩 말의 습관을 바꿔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