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위기는 위기일 뿐이고 기회는 준비된 자들만의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쓰나미를 겪으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람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를 막는 방법은 사람들이 서로 마주 대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한다. 그러니 소위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으로 인해 사람을 특정 장소에 모을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비대면 화상 강연과 수업이 뉴노멀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어느 강사는 여전히 자신은 오프라인으로 사람들이 모여야 강연을 할 수 있다며 화상 강연을 거절했다고 한다. 오프라인에만 맞는 스타일의 유명했던 강사다.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이기도 하다는데 앞으로 그 기업의 미래가 걱정된다. 지금까지 승승장구 했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반면에 K 강사는 지난해 총 350회 강연을 했던 유명 강사이지만 지금은 화상 강연에 열정을 쏟고 있다. 계속되는 강연 연기와 취소 소식에 낙담하지 않고 강연 요청자에게 비대면 화상으로 강연할 수 있다고 거꾸로 제안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강연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심지어 화상 강연은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득한다. 아직 강연 요청자들이 이런 변화에 익숙지 않아 화상 강연이 계속 이어지지 않지만 조만간 변화의 물결이 나타날 것이다. 그 와중에 벌써 몇 군데 화상 강연을 해서 포트폴리오를 쌓아가며 실력을 키우고 있다. 오프라인 강연과 달리 화상 강연은 그에 걸맞는 강연 방법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뭔가를 달리 준비해야 한다. 아무도 그에게 그렇게까지 하라고 하지 않았지만 자발적으로 노력해서 이제는 명실상부 온오프라인 아우르는 전천후 강사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10년 전 국내에 처음 스마트폰이 들어오고 SNS가 보급되면서 이를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 들었던 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스마트폰을 처음 본 순간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분명히 스마트폰이 미래 세상을 뒤흔들고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필자의 예측은 적중했다. 이후 필자는 부지런히 스마트폰과 SNS를 공부하고 코칭과 삶에 적용하며 비장의 무기로 삼았다. 여전히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일대일 또는 그룹으로 코칭을 하면서 수요자의 니즈(needs)에 맞추는 방법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 결과 올해도 서울시 50플러스에서 1인창직 과정을 맡고 있고 J중학교 1학년 자유학년제 교사로 3년째 창직반을 지도하고 있다. 나이로는 50년 이상 차이가 나지만 중학생들이 즐겨하는 모바일 게임을 제외하면 필자가 훨씬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공감과 소통에 훨씬 유리하다.
미래 예측력은 우연히 생기지 않는다. 현상을 관찰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가면서 자연스럽게 축적되는 것이다. 위기를 만났을 때 버티다보면 이 또한 지나가고 다시 다른 기회가 올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나태함을 가져다 준다. 인간은 누구든 약간의 긴장감이 있을 때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되고 변화를 위한 한걸음을 과감하게 내딛게 된다. 호의호식 하고 걱정 근심이 없는 사람에게 간절함이 엿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K 강사는 요즘도 매일 강연 취소나 연기 전화를 받느라 바쁘다. 지난해에 벌써 올해 강연 예정이 꽤 많았기 때문에 그렇다.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 강연 취소와 연기를 전화위복으로 삼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연구하고 있다. 기회는 미리 미리 준비한 사람에게 선물처럼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