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survival)이란 살아남아 생존한다는 단어이다. 정글에서 살아남는 것도 서바이벌 이고 게임에서 수많은 적을 물리치는 것도 서바이벌 이다. 흔히 서바이블 영어라고 해서 직장이나 사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영어를 배우고 익히기도 한다. 바야흐로 지금은 서바이벌 시대이다. 예측 불허의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 독서하는 것이 바로 서바이벌 독서다. 누구나 어릴 때는 취미를 독서라고 적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점점 나이가 들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면 독서와는 한참 멀어지고 마음 한 구석에는 그래도 독서를 해야지 하면서도 그저 세월만 보내기 일쑤다. 그러다 직장을 퇴직이라도 하면 갑자기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고 다시 독서를 시작한다.
교양을 쌓기 위해서나 지식을 축적하기 위한 낭만적인 독서는 서바이벌 독서가 아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독서가 진정한 서바이벌 독서다. 필자는 30대 초반 국내 기업에 5년 직장 생활을 끝내고 어쩌다 글로벌 C은행으로 직장을 옮겼는데 이후 거기서 지낸 15년 중 거의 8년을 서바이벌 영어를 하느라 죽을 고생을 했다. 학교 다니면서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았고 대학 졸업 후 2년 이상 ROTC출신 장교로 군복무를 했으며 학부 전공도 엔지니어링 이어서 설마 목숨걸고 살아남기 위해 영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C은행에서의 서바이벌 영어 덕분에 46세에 퇴직을 하고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도 영어 때문에 고생하지 않는다.
특히 필자의 서바이벌 영어를 위해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글로벌 은행답게 전세계 많은 나라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정말 버라이어티한 액센트의 영어를 섭렵하게 되었다. 미국은 물론 홍콩, 호주, 싱가포르, 영국, 브라질, 푸에르토리코, 칠레 등에서 온 사람들과 일을 하기 위해 영어로 대화를 하려니 처음에는 머리에 쥐가 났다. 하지만 지렁이도 뒹구는 재주는 있다고 8년이 넘기고 나서야 영어가 차츰 귀에 들려오기 시작하고 의사소통이 원활해졌다. 서바이벌 독서도 마찬가지다. 50대 초반 우연히 독서에 눈을 뜨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세 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매주 서너편의 칼럼을 쓰기 위해 스스로 서바이벌 독서 모드로 살아가고 있다.
이제 독서를 시작하거나 조금 독서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왕 하는 독서라면 서바이블 독서를 하라고.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지는 우리의 미래에 살아남는 길은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자신만의 아우라를 형성하는 길이다. 스브스뉴스로 유명한 SBS 하대석 기자는 최근 <아이 엠 미디어>와 <아이 엠 플랫폼> 저서를 잇달아 출간하면서 자신이 미디어이고 플랫폼이 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이 바로 미디어가 되고 플랫폼이 되기 위한 길은 서바이블 독서와 글쓰기임을 필자와 공감하고 있다. 더 이상 취미로서의 독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독서로 자신을 담금질 하며 필살기를 키워야 한다. 아무리 세상이 어렵고 복잡해 져도 서바이벌 독서로 능히 이겨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