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란 쓸 만한 가치를 말하며 쓸모있다 혹은 쓸모없다 라고 표현한다. 쓸모는 시대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대량 생산을 위해 노동력이 많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AI를 장착한 로봇이나 공장 자동화로 단순 작업을 위한 노동력은 사람이 아닌 기계에 의존하고 있다. 그 때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노동을 해야 진정한 인간으로서 가치를 인정 받았는데 지금은 그보다는 더 가치 있는 일을 해야 쓸모있다고 인정 받게 된다. AI가 인간의 쓸모를 사라지게 만드는 시대에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쓸모있는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시대가 우리에게 안겨준 과제라고 해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결국 쓸모가 있느냐 아니냐도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스브스뉴스로 유명한 SBS 하대석 기자는 AI는 노동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합법적으로 약탈하는 시스템이라고 했는데 이는 팩트이다. 머신 러닝을 통해 AI는 진공청소기 처럼 노동자의 경험과 지식을 모두 빨아들이는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이런 대세를 더 이상 막아내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AI와 경쟁하지 말고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힘들고 어렵고 위험한 일은 AI에게 맡기고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며 삶의 의미와 재미를 추구하는 쓸모있는 인간이 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AI와 달리 인간은 관계를 확장하여 커뮤니티를 추구하는 과정을 통해 차원 높은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켜 나갈 역량을 키워갈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할 때 진정한 쓸모 인간이 된다.
아무리 시대가 개인주의로 흘러가더라도 쓸모있는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소통과 공감을 끌어내며 더불어 살아가려는 의지와 노력을 통해 쓸모 인간으로 변화 된다. 이제는 정말 자신을 한번 돌아보며 나는 과연 쓸모있는 인간인가 아닌가를 점검해 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먼저 자기 자신이 주관적으로 자신을 쓸모있는 인간이라 인정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기 더욱 어렵다. 든든한 자존감으로 흔들리지 않아야 겉으로 자신감도 표출할 수 있다. 시대에 뒤쳐지고 일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어떻게 지금 여기까지 왔는지는 잊어버리고 과연 오늘과 내일을 위해 어떤 가치있는 생각과 행동을 할 것인지를 고심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
앞에서도 언급 했지만 쓸모는 시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시대의 트렌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지혜로운 선택이 요구된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데 독야청청 나는 변하지 않겠다고 문을 꽁꽁 걸어잠그는 어리석은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시대를 읽으려면 지금의 MZ세대를 집요하게 관찰해야 한다. MZ세대는 10대부터 30대를 가리키는 새로운 용어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가 이 시대를 대변해 주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매주 중학교 1학년들과 수업을 하는 행운을 만끽하고 있다. 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기보다 그들로부터 시대의 흐름을 배우고 있다. 기력이 쇠하여 더 이상 뭔가를 할 수 없는 그날까지 쓸모있는 인간이 되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