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외워서 암기하는 것이 최고라는 인식이 우리 모두에게 여전히 익숙하다. 수십 년에 걸친 주입식 교육이 그렇게 강요해왔고 시험을 쳐서 점수로 우열을 가리는 시대에는 암기력이 좋으면 무슨 일이든 잘 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시대가 아니다. 암기하려 하지 말고 한번이라도 더 직접 해보고 경험을 쌓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나이가 점점 들면 암기력이 급격하게 감퇴하기 때문에 보거나 들어도 금방 잊어버린다. 열심히 노트에 적어 놓아도 나중에 다시 찾아 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된다. 결국 기록하거나 암기하는 방법보다 더 나은 해결책이 없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필자의 일관된 주장은 배워서 남에게 주자는 것이다. 다른 여러 사람에게 알려주면 고스란히 나의 것으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신체의 일부가 되어 버린 스마트폰이 우리 모두의 손에 들려 있다. 검색하면 무엇이든 찾아낼 수 있다. 심지어 복잡한 수학 공식도 카메라로 찍으면 답과 문제 풀이까지 즉시 알려주는 모바일 앱도 나와 있다. 종이 사전이 사라진지는 오래 되었고 텍스트와 이미지 뿐 아니라 동영상도 보편화 되었다. 유선생이라 불리우는 유튜브는 요리에서부터 모든 것을 알려주고 가르쳐 준다. 부모나 학교 교사보다 더 친절하고 디테일 하다. 온디맨드(on demand)는 언제든지 원할 때 즉시 알려주는 방식이다.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 사람에게 물어봐도 되지만 구글이나 네이버 또는 유튜브에 물어보면 얼마든지 궁금한 내용을 알려 준다. 암기 위주의 공부를 하고 살아 온 우리는 묻지 않는다. 묻지 않으면 원하는 대답을 얻을 수 없다.
필자는 8년 동안 330명을 코칭하면서 얻는 귀중한 교훈이 있다. 특히 필자처럼 암기력이 좋지 못한 사람들에게 통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것은 바로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적어도 다른 세 사람에게 알려 주면 자연스럽게 머리와 몸으로 체득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반복을 통해 이루어지는 결과다. 같은 말과 행동을 꾸준히 반복하면 따로 암기하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된다. 이런 비결을 알려 주면 이해하는 듯 하지만 정작 필자처럼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알려달라고 요청한다. 설명을 들을 때는 알듯한데 뒤돌아서면 잊어버린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보거나 들은 것을 잊어버리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치다. 반복하지 않으면 아무리 보고 들어도 내 것이 될 수 없다.
학습은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배우면서도 익히지 않으면 여전히 나와 상관 없는 일이다. 배웠다면 부지런히 익혀 내 것으로 만들면 경쟁력이 생기고 차별화도 이룰 수 있다. 암기력과 기억력은 다르다. 암기력은 외워서 잊지 않는 능력이고 기억력은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해 두는 능력이다. 암기력 보다는 기억력이 좋아지려는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 두 가지를 혼동하고 있다. 세상은 참 많이 변했다. 여전히 암기력을 최고의 능력으로 인정하는 시스템이 아직 존재하고 있지만 점점 이런 시스템은 수정되고 보완되어야 한다. 외워지지 않는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부지런히 배워서 남을 이롭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기억력을 발달 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