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서로 뜻이 통하여 오해가 없음을 말한다. 흔히 우리는 소통 방식을 말과 글로만 하는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그건 그렇지 않다. 말과 글 외에도 비언어적 요소를 포함해서 다양한 소통의 방식이 존재한다. 독서도 소통의 한가지 방편에 속한다. 독서는 저자와 독자의 소통을 위한 통로가 되기도 하고 책을 읽고 사색하는 독자들끼리 소통하도록 도와주는 브릿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책을 쓰는 저자는 독자와의 소통을 의식하며 글을 쓰고, 독자는 책에서 저자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새로운 소통의 장을 펼치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소통의 통로가 되는 독서는 시간과 공간의 벽을 뛰어 넘어 나중에는 깨달음에 이르는 통로를 열어주기도 한다. 이렇게 본다면 정말 독서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통의 최고 수단 임에 틀림없다.
필자가 멤버로 참가하는 독서경영포럼은 월1회 오프라인 또는 온라인으로 모여 미리 정한 책을 두고 난상 토론을 벌인다. 십여명이 모이는 독서모임의 최대 성과는 각자의 독서 후 느낌을 나누는 것에 더하여 다른 멤버들의 다양한 반응을 들을 수 있다는데 매력이 있다. 그 결과 독서모임이 끝나면 이미 읽었던 책을 다시 읽고 싶은 동기 유발이 생긴다면 분명히 성과가 있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독서를 통한 소통이 여의치 않은 경우도 있다. 우선 저자가 독자와 터놓고 대화할 뜻이 없는 경우에 일방적인 주장만 되풀이 한다면 독자로서는 시간 낭비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되고 그 저자가 다음에 책을 낼 때 선뜻 새 책에 손이 가지 않는 불통의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
공감과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인간이라면 저마다 나름대로 소통의 방식이 있게 마련이다. 독서를 통한 소통은 깨달음에 이르는 소중한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는 차원 높은 소통의 방식을 경험으로 쌓아가는 의미있는 소통이다. 단순한 말과 글의 소통보다 더 깊이 있는 소통을 통해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거미줄처럼 펼쳐져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발전시키는 모멘텀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독서를 통한 소통은 또한 서평이나 독후감 또는 댓글을 통해 독자가 저자와 어떻게 공감하고 소통하는지를 감추지 않고 드러냄으로써 또 다른 독자와의 연결 고리가 생기는 부수 효과를 거두게 된다. 이런 점이 바로 독서를 통한 소통의 덤이다.
더욱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필자는 독서 후 서평을 쓰거나 부분 필사를 해 둔다. 읽은 책이 당장 필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지라도 독서 생활이 지속되는 가운데 문득문득 독서하며 적어두었던 서평과 부분 필사가 새로운 글을 쓰는 과정에서 뇌에 울림을 주며 자극을 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뇌 속에서는 자연스럽게 지각 변동이 일어나며 독자와의 소통의 장을 더욱 활성화 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된다. 이렇게 독서는 단순히 교양을 넓히거나 지식을 축적하는 정도를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소통의 장을 넓혀가는 확실한 소통의 도구로써 자리매김 할 수 있다. 독서를 통해 스스로 소통의 마당을 크게 펼쳐 갈 수 있다는 의욕이 생길 때 독서의 세상은 더욱 값있고 의미있는 우리 모두의 소통의 바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