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사전적 의미는 알고자 하는 바를 묻는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의 역할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강연과 수업을 하면서도 질문 방식을 사용하는데 질문은 일방적이지 않고 쌍방향 대화 형식이기 때문에 효과가 크다. 질문은 기술이다.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 아니며 배우고 익히며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발전하는 기술이다. 하브루타 교육 방식으로 널리 알려진 유대인들은 가정에서부터 질문을 통한 토론 방식을 온 몸과 마음으로 익히기 시작해서 나중에 성인이 되면 세계적인 지도자의 반열에 우뚝 서게 된다. 그들을 마냥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우리도 질문의 기술을 배우고 익히면 얼마든지 그들처럼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질문의 기술을 배우고 익힐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것의 출발점은 질문이다. 어린아이를 보라. 태어나 자라면서 세상의 모든 것들이 새롭고 궁금해서 끊임없이 부모에게 묻는다. 부모가 귀찮아 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언어도 배우고 세상 물정도 차츰 알게 된다. 모르면 묻는 것은 당연하다. 묻고 답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 질문의 기술을 배우고 익힐 수 있다. 이런 어린아이의 호기심을 죽을 때까지 키워가는 사람은 질문의 대가로 발전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주입식 교육을 하는 학교 생활을 시작하면서 질문하기를 그친다. 질문하는 대신 정답 찾기에 분주하다. 질문하는 것 자체를 번거롭고 사치스러운 것으로 여긴다. 왜 질문을 해야 하는지조차 잊어버린다.
생활 속에서 질문을 찾아내야 한다. 사소한 대화에서 질문을 끄집어내야 한다. 필자는 질문을 생활화 하기 위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하고 있다. 아내와 자녀들에게 언제나 서술형이 아닌 질문형의 메시지를 보낸다.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주체를 넘기는 것이다. 내가 주인공으로 주관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가 아니라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묻는 방식이다. 의견을 제시하며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어내는 필자만의 수법이다. 중학교 1학년 자유학년제 수업을 할 때도 필자는 질문 방식을 사용한다. 줌(zoom)으로 화상 수업을 하면서도 학생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질문하면 대답을 듣고 다시 질문으로 이어간다. 중학생들이 이런 수업 방식에 처음에는 어색해 했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차츰 적응하고 있다.
질문에 대한 책을 찾아 읽고 기술을 연마하는 방법도 있다. 독서는 질문을 잘 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무엇보다 매일 질문하기를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질문을 통해 대화를 리드하는 가운데 상대방의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가도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차츰 마음이 열리고 자신도 대화와 수업에 참여했다는 인식이 높아지면 자존감과 자신감이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 온다. 실제로 중학생들과의 화상 수업에 대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평가가 좋게 나오는 것을 보면 실감이 난다. 주위를 돌아보면 대부분 질문 방식의 대화를 하려는 사람이 드물다. 그래서 질문의 기술을 갈고 닦아 널리 펼쳐보이기에 좋은 환경이다. 단언컨데 질문은 기술이며 누구나 배우고 익히면 질문의 달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