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의미인 Work-Life Balance의 줄인 말입니다. 이 표현은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개인의 업무와 사생활 간의 균형을 묘사하는 단어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산업화 시대를 지나온 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워라밸이란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고용노동부에서는 2017년 7월에 워라밸의 제고를 위해 ‘일과 가정의 양립과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근무 혁신 10대 제안’을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워라밸이 시대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드디어 2007년 스마트폰의 출현과 동시에 디지털이 우리 일상의 곳곳에 빠르게 스며 들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을 위해 필자는 디아밸 이란 신조어를 소개합니다.
자세히 우리 일상을 들여다보면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이제는 디지털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와는 달리 지금은 반도체 칩의 용량 확대와 더불어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 검색, 메신저 서비스, 금융, 교통, 날씨, 글쓰기, 오디오북, 소셜 네트워크 등 디지털과 모바일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확대되었습니다. 문제는 새로운 시대의 물결인 디지털을 외면해서는 곤란하지만 지나치게 디지털에 의존한 나머지 아날로그 자체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디지털의 눈부신 진화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게 중심을 아날로그에 굳게 붙들어놓고 디지털의 진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사람이 태어나고 먹고 자고 입고 즐기며 생활하다가 나중에 죽게 되는 이 모든 라이프 사이클은 아날로그 방식입니다. 그러므로 아날로그를 무시해서도 안 되지만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마치 디지털이 모두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들이 있긴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디지털은 무시할 수 있지만 아날로그는 그럴 수 없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아날로그에 안주하면서 디지털을 원천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면 태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미래를 살아가는데 지혜롭지 못한 태도입니다.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이폰3가 2009년 말에 들어왔지만 많은 사람들은 2013년 이후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이해하고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스마트폰도 사라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미래에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그 무엇이 또 나타날지 지금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디지털의 새로운 모습이 웨어러블 시계가 될지 아니면 몸에 붙이고 다니는 어떤 모양의 반도체 칩이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을 가진 디지털 기기가 나와도 능히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적응력을 키워야 합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생각하는 힘이 점점 약해졌다는 뇌 과학자들의 지적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디아밸은 무슨 대단한 이론이 아닙니다. 우리 삶에서 일방적으로 아날로그나 디지털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균형을 이루어 삶의 질을 조금이나마 업그레이드하자는 취지입니다. 이제는 디아밸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