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文化, culture)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 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ㆍ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우리의 눈에 보이는 대로 돌아가지 않거나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르게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은 바로 컬처코드(culture code)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려서부터 컬처코드를 몸으로 익혀두면 세상 이치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 관찰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인간과 비즈니스를 여는 열쇠가 바로 컬처코드에 있습니다.
오래전 디즈니(Disney)가 파리에 유로 디즈니를 개장했을 때 프랑스인들은 디즈니가 다른 나라 디즈니 공원과 마찬가지로 애완동물과 흡연, 음주를 금하는 규칙을 세웠다고 집단으로 거부했습니다. 결국 디즈니는 방문객들이 할증료를 내고 특별 입장권을 구입하면 일정한 구역에 애완동물을 데려오고 흡연과 음주를 가능하도록 허락했다고 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음식을 먹어야 하지만 미국 문화는 패스트푸드를 만들었고 프랑스 문화는 슬로우푸드를 만들어냈습니다. 미국인들이 축구가 아닌 야구에 더 열광하는 이유는 미국 문화 때문입니다. 가정을 의미하는 홈으로 들어와야만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야구는 가정에 대한 미국인들의 컬처코드와 너무나 부합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어에는 친밀함을 뜻하는 단어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비좁은 공간에서 서로 모여 생활하면 친밀함을 표현할 굳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하여 아랍 유목민들은 언제나 이동하며 살아가지만 가정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 화려하고 복잡하게 설계된 천막에 그들의 전통 문화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의 저녁식사는 오로지 음식을 먹는 행위일 뿐입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대화를 하지 않고 음식에만 몰두하며 중요한 거래를 하면서도 음식이 들어오면 대화를 중단한 채 음식을 즐긴다고 합니다. 나라와 민족도 이렇게 다르지만 세대간에도 컬처코드가 다릅니다. 지금 1990년대생의 컬처코드는 기성세대와 사뭇 다릅니다. 기성세대는 다름을 틀림으로 인정하고 살았던 세대입니다. 그 이유는 획일화가 몸에 너무나 배어 자유분방함을 견디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이에 비해 90년대생은 획일화를 거부하고 자유를 만끽하기를 원합니다.
세상은 참으로 다양하고 복잡하게 변해갑니다. 소년이 나이들어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면 컬처가 달라집니다. 자신과는 다른 세대와 외국인들의 컬처코드를 관찰하고 이해하면 자신의 성장에도 큰 도움을 얻습니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의 컬처코드를 이해하고 준비하면 훨씬 친밀감을 갖고 협상에 임할 수 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차별화를 이루는 오묘한 지혜가 필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갑자기 불어닥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의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도 컬처코드를 적극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비대면이 일상화 되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대면을 고집하고 칩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컬처코드를 충분히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