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적 고착을 벗어나라

기능적 고착(functional fixedness , 機能的 固着)이란 한 대상을 그것의 가장 일반적인 한 가지 사용법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지각하여 다른 기능으로의 사용 가능성에 대해 닫혀 있는 경향을 말합니다. 아주 쉽게 예를 들자면 손에 망치를 들면 모든 게 못으로만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당구(billiards)를 처음 배우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머리가 모두 당구공으로 보이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나 할까요? 한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그에게 그 전문적인 지식은 굉장히 조직적이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 분야에 너무 치우치는 전문 지식은 간혹 자신도 모르게 기능적 고착 상태에 빠지게 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도구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열린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줍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특정한 전략만을 고수하는 사람은 단순한 방법이 필요할 때에도 다른 해결책이 있음을 생각해 내지 못합니다. 쉬운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어려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 할지라도 언제나 해결책은 쉽고 단순한 부분부터 풀어가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창의력은 익숙한 정신적 신체적 도구를 벗어나 새롭게 생각하고 사용할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생겨납니다. 인간은 대부분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에서 창의력을 발휘합니다.

전문가들의 잠재의식 속에는 쉬운 방법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독창성을 드러내기 위해 고의로 어려운 방법을 채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21세기는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뉴노멀 시대를 활짝 열었습니다. 뉴노멀은 이제까지 당연시해 왔던 모든 일들이 새로운 기준으로 바뀌는 경험을 우리에게 안겨줍니다.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나 직장이나 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모든 경험을 젖혀두고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의 힘을 키우는 노력이 절실해졌습니다. 조지 버나드 쇼는 일 년에 두세 번 생각하는 사람도 드물지만 자신은 일주일에 한번 생각을 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결국 기능적 고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의 유연성을 키워야 합니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을 유지해야 합니다. 망치를 들면 못뿐 아니라 망치를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용도가 머리에 떠올라야 합니다. 몰입적 사고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고의 경직성을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 들수록 미래보다는 과거에 갇혀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겪었던 과거가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다음 세대와의 대화가 단절됩니다. 스스로 대화의 단절을 자초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전문적인 지식은 습득하고 활용하되 기능적 고착화가 되지 않도록 힘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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