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독서

치열하다는 말은 기세나 세력 따위가 불길같이 맹렬하다는 뜻입니다. 요즘 같은 초봄에 들판에 불이 붙으면 거센 바람과 함께 엄청난 기세를 떨치며 훨훨 타오르는 산불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치열은 그런 기세를 말합니다. 독서를 치열하게 한다는 뜻은 책 한 권을 읽어도 대강 넘어가지 않고 빈틈이 없이 꼼꼼이 파고 들며 하는 독서를 의미합니다. 치열한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돈과 열정을 쏟아붓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냥 호기심이나 시간을 때우기 위한 독서로는 치열한 독서의 근처에도 가지 못합니다. 세상에는 독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독서하는 사람 중에는 치열한 독서를 하는 사람과 그냥 대충 독서하는 사람으로 양분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잘 아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William Henry Gates)는 독서광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이룩한 모든 업적을 살펴보면 그의 모든 예지는 바로 그 치열한 독서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어머어마하게 큰 기업을 수십년 이끌어 오면서 그는 독서를 통해 리더십을 갖추고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미래를 예측해 왔습니다.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나 빌 & 멜린다 게이츠 자선재단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의 치열한 독서 생활은 점점 더 열기를 더해 갑니다. 언론에 이미 보도된 바 있지만 그의 치열한 독서법을 분석해 보면 우리에게 시시하는 바가 큽니다. 첫째로 그는 책을 선택할 때부터 그 책에 관한 밑그림부터 그립니다.

밑그림을 그리면 독서하면서 곁길로 새지 않습니다. 두번째로 독서하면서 이미 세워둔 밑그림에 칸막이를 나누고 읽었던 내용을 적절하게 배치합니다. 그러면서 세번째로 책의 여백에 핵심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적어둡니다. 비판적인 자신의 생각을 빼놓지 않고 정리하고 배치합니다. 이렇게 하면 독서를 한 후 읽었던 내용이 파편처럼 흩어지지 않고 흐름으로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독서법입니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수십년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신만의 치열한 독서법을 개발해 온 것입니다. 치열하게 독서하지 않으면 몇 년이 지난 후 그 책을 다시 펼쳤을 때 무엇을 읽었는지 그리고 무엇을 깨달았는지 전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책을 깨끗하게 메모 한 줄 하지 않고 읽는 습관은 좋지 않습니다. 물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에 밑줄을 좍 그을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직접 구매해서 책을 노트 삼아 부지런히 메모하며 읽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에버노트(evernote)라는 앱을 사용해서 해시태그를 붙이면서 독서 메모를 하는 분도 있습니다. 좋은 방법입니다. 책에 메모를 하든지 앱을 사용하든지 모두 좋습니다. 치열한 독서를 위해서는 미리 계획하고 부지런히 메모를 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를 병행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글쓰기를 위해서는 생각을 정리하는 숙성 과정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좋은 책을 선별해서 치열한 독서를 하는 것이 더 유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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