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을 가르쳐라

청소년에게 직업에 대해 가르치고 알려줘야 한다. 적어도 중학생이 되면 직업이란 무엇이며 미래에 자신이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생각하고 판단하고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대부분 학부모들의 생각은 다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오로지 공부만 열심히 해서 시험 점수를 높여 좋은 고등학교와 일류 대학교에 가도록 자녀들을 강요한다. 직업에 대한 생각은 나중에 해도 된다는 식이다. 중학교에서는 어떤가? 담임이나 진로 교사가 진학과 직업 상담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직업보다는 고등학교 진학에 중점을 두고 학생들을 지도하게 마련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직업에 대한 생각과 노력이 어릴수록 그리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직업에 대한 연구가 늦으면 청소년의 성숙도 그만큼 늦어진다. 죽자사자 공부만 열심히 하는 학생의 사고는 좁을 수 밖에 없다. 오로지 어떻게 하면 과목별 점수를 잘 받을까에 대한 생각만 머리속에 가득하다. 하지만 직업에 대해 눈을 뜨면 달라진다. 열심히 공부만 하는 학생의 꿈은 막연하지만 직업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공부하는 학생의 미래는 점점 구체화 된다. 필자의 경우가 그랬다.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그럭저럭 부모의 뒷받침으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나와 군대를 다녀오기까지 직업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제대 후 앞으로 뭘해야 할까 생각할 때가 벌써 나이 20대 중반이었다. 중학생 때 직업에 대한 생각을 한 학생과 비교하면 10년이 차이가 난다.

그런데 10대와 20대의 10년은 중년 이후의 30년과 맞먹는 기간이다. 필자는 직장을 40대 중반에 조기 퇴직하고 50세가 넘어서야 직업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지금은 창직 전문가로 살아가고 있다. 후회는 하지 않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그래서 특히 청소년들이 어릴적부터 직업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매번 강조한다. 매주 화요일 오후 J중학교 1학년 창직반을 지도해 온지가 벌써 여섯번째 학기를 시작하니 3년이 되어간다. 지금 J중학교 전교생 중 수십명을 대상으로 직업에 대해 생각하도록 지도한 셈이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학습 목표를 생각의 힘 키우기로 잡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적어도 매주 두 시간을 오롯이 필자와 함께 생각의 힘을 키우고 직업에 대한 토론을 해 왔다.

김포시립도서관 고촌도서관이 주관하는 페이스북 라이브 강의를 진행 중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부터 두 시간씩 4회에 걸쳐 진행하는 강의를 3강까지 마쳤다. 이제 한번의 강의만 남았다. 매회 강의마다 페이스북 친구들의 공유에 힘입어 많은 분들이 필자의 강의를 듣고 있다. 강의 후에는 유튜브로 업로드해서 미처 듣지 못했던 청소년이나 학부모들이 나중에 들을 수 있도록 해두었다. 이번 강의한 내용을 중심으로 책을 쓰려고 준비 중이다. 청소년 뿐 아니라 필자와 같은 성인들에게도 유익한 강의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의 50대 이후 세대는 필자의 상황과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직업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자신의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지 청소년 때부터 구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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