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고수향 작가와 함께 한라산을 북에서 남으로 종주했습니다. 어리목으로 올라 윗세오름을 거쳐 돈내코로 내려왔죠. 거리는 17km가 조금 안 되지만 해발 1000m부터 1700m까지 오르막이 있어서 좀 힘들었어요. 중간 중간에 잔설이 남아 얼어붙어 있어서 수차례 아이젠을 신었다 벗었다 반복했습니다. 윗세오름은 오름의 이름이 아니고 해발 1600~1700m 정도 높이에 세 개의 오름(붉은오름, 누운오름, 족은오름)이 연달아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고 작가가 알려줬어요. 시작점에서 고양시에서 당일치기로 온 하중호 씨를 만나 윗세오름까지 동행했습니다. 하 씨는 2.5톤 사다리차로 사업을 한답니다. 그는 중간에 영실로 내려가고 우리는 돈내코 코스로 내려왔습니다. 한라산에 많이 자라는 조릿대를 여기 저기 쳐내어 5월이면 철쭉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월 중순이나 말 쯤 철쭉이 만개하면 다시 와야겠습니다. 윗세오름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날이 따뜻하고 눈도 녹아 산행하기 좋았습니다. 아쉽게도 아름다운 백록담 남벽은 안개로 보지 못했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한라산을 종주했다는 뿌듯함으로 한동안 지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