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인내와 사랑으로 일군 45년: 결혼기념일에 부치는 편지

1. 엊그제 같은 45년의 세월

아내와 백년가약을 맺은 지 벌써 45년이 되었습니다. 옛 어른들 말씀에 세월이 ‘일장춘몽’이라더니, 엊그제 결혼한 것 같은데 어느덧 반평생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내가 만 24세, 제가 만 27세가 되기 전이었으니 참으로 이른 나이에 가정을 꾸렸지요. 그 시절엔 다들 그렇게 일찍 앞길을 정하곤 했습니다.

2. 새로운 도전과 아내의 희생

창원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우연히 컴퓨터를 접하게 된 것이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제대로 컴퓨터를 하려면 서울로 가야 한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을 때, 마침 회사에서 서울로 갈 사람을 찾았고 저는 무작정 손을 들었습니다.

그때 아내는 창원에서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었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저를 믿어달라며 교사직을 그만두게 한 뒤, 1983년 무작정 상경했습니다. 그렇게 서울 살이를 시작한 지도 벌써 43년이 되었습니다.

3. 일군 가정과 새로운 삶

그사이 연년생 두 아들은 장성하여 모두 결혼을 했고, 예쁜 며느리 둘과 아홉 살 손자까지 생겨 이제 우리 가족은 일곱 식구가 되었습니다. 제가 직장 생활 20년 만인 46세에 일찌감치 퇴직했을 때도 아내는 묵묵히 제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더구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27년째 그 길을 걸으며 가정을 함께 이끌어주었지요. 세월의 흐름 속에 아내를 참 많이 고생시킨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무겁기도 합니다.

4. 아내를 향한 고백과 신앙의 다짐

우리가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아내의 깊은 인내심 덕분이었습니다. 부족한 저를 참아주고 견뎌주었기에 지금의 행복이 가능했습니다. 아내에게 마음을 다해 무한한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아내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다시 태어난다 해도 지금의 아내와 다시 결혼할 것입니다. ‘팔불출’이란 소리를 들어도 상관 없습니다.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생사는 오직 하나님의 뜻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부르시는 그날까지 우리에게 맡겨진 일을 잘 감당하며, 자녀들을 위해, 그리고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살겠습니다.

5. 감사의 인사

지금까지 70 평생을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앞으로의 여정도 함께해 주실 줄 믿습니다. 저희 부부를 사랑과 격려로 지켜봐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며, 미력하나마 먼저 하나님을 섬기고 다음으로 이웃을 돕고 봉사하며 보답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우리 아들들과 며느리들, 손자까지. 우리 가족 모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