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모델(role model)이란 자기가 해야 할 일이나 업무 따위에서 본받을 만하거나 모범이 되는 대상을 말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방식대로 세상을 살아가지만 롤 모델을 정하면 크게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삶의 여정에서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을 만나면 자신의 롤 모델이라면 과연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롤 모델을 정한다고 해서 무조건 그를 따라 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완전하지 못해서 배울 점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기 마련입니다. 어차피 선택은 자기 자신의 몫이지만 롤 모델의 언행과 자신의 생각을 비교하면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인류는 문자의 발명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살아온 과정을 기록해서 후대에 전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롤 모델을 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현존하는 분을 롤 모델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필자는 10여 년 전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를 롤 모델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창직학교 맥아더스쿨을 설립했습니다. 그는 군인이면서 정치가였습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부터 시작해 1950년 인천상륙작전까지 수많은 전쟁을 겪었습니다. 1937년에 전역을 해서 그의 고향 아칸소에 거주하다가 태평양 전쟁으로 1941년에 다시 복귀했습니다. 인천상륙작전을 했던 당시 나이가 70세였으니 노익장을 과시했었죠. 물론 정치적으로는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명령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거나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핵 공격에 반대하기도 해서 비판과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필자가 그를 롤 모델로 삼았던 이유는 나이가 들었어도 흔들리지 않은 강인한 기백을 높이 평가하고 인생이모작의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작가는 그리스인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어느 축구 선수는 손흥민을, 어느 피겨 스케이트 선수는 김연아를, 어느 화가는 피카소를, 어느 성악가는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롤 모델로 정했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자신의 부모가 롤 모델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누구나 자신만의 롤 모델을 정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맥아더 외에도 분야별로 닮고 싶은 분을 정해서 사부라고 부르며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하모니카, 모바일 그림, 종이접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독서와 글쓰기, 말하기, 유머와 웃음 등등. 이렇게 필자처럼 다양한 분야에 롤 모델을 두면 여러 가지 큰 도움을 받게 됩니다. 제주 여행을 가면 든든한 여행 친구가 있습니다. 하르방 TV를 운영하고 제주 인문학 작가로 맹 활약 중인 고수향씨를 만나면 제주의 구석구석을 함께 다니면서 수많은 정보를 얻고 경험을 쌓습니다.
그를 통해 제주의 설화, 지형, 기후, 문화, 동물, 식물, 언어 등을 배우고 익힙니다. 그래서 제주 여행은 언제나 즐거워 자주 제주에 갑니다. 돌이켜보면 필자도 젊은 시절에는 롤 모델을 정하지 않은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아마 그때는 필자 스스로 교만해서 그랬었나 봅니다. 겸손하게 누구에게나 배우려는 태도를 가지면 우리 주변이나 수많은 책을 통해 롤 모델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 칼럼은 지난주 서귀포 산방산 근처에 있는 제주커피수목원 김영한 대표를 만나 대화하던 중 힌트를 얻은 것입니다. 필자는 그를 2010년에 만났습니다. 그는 스티브 잡스를 롤 모델로 삼고 그에 대한 책을 세 권이나 출간했습니다. 한때는 스타브 잡스처럼 청바지에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강연을 자주 했던 그가 생각납니다. 롤 모델을 정해두면 무슨 일이든 할 때 큰 유익이 있습니다.
저도 롤모델을 찾아야겠습니다.
다독다독 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