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방법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학교 교육이나 가정 교육이나 평생학습을 위한 사회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의 교육(敎育)은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주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현대 교육은 일본의 교육 시스템에서 출발하고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교육은 교육을 하는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 모든 것이 이루어져 왔다고 보면 됩니다. 얼마 전 교육청 조직 구조를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교육청은 주로 교육 행정을 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고 실제 교육은 현장 학교를 중심으로 실행된다고 합니다. 문제는 교육을 위한 모든 예산이 교육 행정가에 의해 배정되기 때문에 교육의 향방도 그 행정가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합니다. 결국 행정가들의 사고가 바뀌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교육이 여기까지 발전하게 된 것은 일선 교사들의 노력과 함께 교육열에 불탄 학부모들의 뜨거운 성원 덕분입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먹고살기도 힘들었겠지만 우리 조부모님들과 부모님들은 오로지 배워야 한다며 자녀들을 학교로 보냈습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의 거센 바람이 불어오고 지난 2년 반 동안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우리는 교육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교육자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것입니다. 정규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변화하는 세상을 슬기롭게 살아가기가 어렵습니다. 학습자는 이제 교육자가 가르쳐 주는 내용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스스로 학습을 해야 하는 자기 주도형 성장이 반드시 필요한 시대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진로와 진학을 결정하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부모가 알고 겪었던 세상을 자녀가 그대로 겪으며 앞으로 살아가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세상은 이미 지나갔고 전혀 미리 내다볼 수 없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든 교사든 사회의 리더이든 누구든지 티칭(teaching)을 하지 말고 코칭(coaching)을 해야 합니다. 필자는 이런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10년 전부터 코칭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코치는 자기 지식을 전달하지 않고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춰 학습자가 스스로 자신만의 답을 찾도록 유도하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입니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사람은 철저하게 쉽고 편한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가르치지 않고 적절한 질문을 찾아내려면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필자는 5년째 서울 중구 J중학교 자유학기제 1학년을 코칭하고 있습니다. 벌써 1학기 말이 되었습니다. 수업 목표는 생각의 힘 키우기입니다. 마지막 수업 시간에는 한 학기 17회 동안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생각의 힘이 얼마나 커졌는가를 측정해 보게 됩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의 힘 키우기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면 그들의 진로와 진학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부모나 교사나 강사들이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가르치려 들지 말고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를 계속 연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만약 어떤 문제를 한 시간 내에 풀어보라고 할 때 자신은 55분 동안 올바른 질문을 찾기만 하면 정답을 찾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티칭을 주로 했던 가르치는 사람은 이제 모두 코칭으로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