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가져다주는 여러 가지 유익한 것 중에 호기심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호기심(好奇心, curiosity)은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거나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독서는 우리를 호기심 천국으로 이끄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때로는 무엇이라 말하기 어려운 신비한 세상으로 우리를 인도하기도 합니다. 독서에 심취한 사람들은 책을 선택할 때부터 벌써 흥분하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이 책에는 과연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까를 상상하며 책을 펼쳐 봅니다. 또한 이 책을 쓴 저자는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를 궁금해하며 책을 엽니다. 모두가 이미 아는 내용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습니다. 아직 아무도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면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독서는 호기심을 유발하고 호기심은 다시 독서의 세상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질서 없이 혼돈 상태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독서하는 사람은 변화의 패턴을 쉽게 읽어냅니다. 독서 내공이 깊은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세상을 미리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이 성인과 대화하며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호기심은 또 다른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호기심으로 가득 찬 사람은 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독서에 매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의 책이 호기심을 채워주지 않으면 다른 책을 찾아 호기심을 채웁니다. 정답을 없지만 그 정답을 찾으려 애쓰는 가운데 새로운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호기심은 질문을 낳고 질문은 다시 호기심으로 연결됩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생각이 단단해지고 지혜의 샘이 넘쳐나게 됩니다.
왜 독서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한다고 답을 합니다.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가 초보 단계라면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독서는 중간 단계에 해당합니다. 최종 단계는 물론 통찰력을 갖추기 위한 것입니다. 호기심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합니다. 나이 들면 가장 먼저 호기심이 사라집니다. 매사 궁금한 것이 줄어들면서 매사 그러려니 하다 보면 호기심이 달아나 버립니다. 나이 들어도 끊임없이 호기심이 많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어령 교수나 김형석 교수가 대표격인 분들입니다. 그들의 강연이나 책을 듣거나 읽으면 새삼 우리의 게으름을 반성하게 됩니다. 호기심이 없다는 말은 게을러서 그렇기도 합니다. 궁금하지 않으면 설레는 마음이 없습니다. 아무리 젊어도 호기심이 없다면 그는 이미 늙은이입니다. 호기심은 우리를 젊게 합니다.
호기심은 감탄과 아주 가까운 사이입니다. 감탄은 마음속 깊이 느껴 탄복하는 것입니다. 감사와 감탄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는 호기심이 살아 있습니다. 평소 감탄할 일이 별로 없다면 그만큼 마음이 굳어 있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감성이 메마르면 감탄하지 않습니다. 감성이 메마르면 호기심도 사라집니다. 사소한 일에도 남을 자주 칭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감탄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감성적인 사람은 독서를 하면서 호기심이 쉽게 생겨납니다. 반대로 감성적이지 못한 사람은 독서를 하면서도 호기심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결국 호기심은 마음이 부드러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오늘은 독서와 호기심의 상관관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생각이란 판단하고 기억하고 호기심을 갖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호기심은 독서하면서 얻는 혜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