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스트(Specialist)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말하고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는 다방면에 걸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을 가리킵니다. 가끔 자신에게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아쉬워하는 분들을 만납니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제너럴리스트로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습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무조건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한 우물을 꾸준히 파야 했죠. 그런데 지금 시대는 한 우물만 팠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한 우물만 깊이 파는 사람은 다른 우물에 무엇이 있는지는 전혀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기 때문에 열심히 우물을 파다가도 아니다 싶으면 얼른 생각을 바꿔서 다른 우물을 파야 하는 시대입니다. 바야흐로 제너럴리스트가 더 각광을 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이어령 교수는 전공이 없었다고 합니다. 언어기호학자, 언론인, 비평가, 소설가, 시인, 해설가, 연출가, 감독 그리고 크리에이터 등 다양하게 그를 부릅니다. 어릴 적부터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그는 어느 한곳에 머물기를 거부했습니다.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이 그로 하여금 항상 움직이게 했습니다. 특히 이 교수는 자신을 좌뇌와 우뇌를 모두 쓰는 사람이라고 했는데요. 보통 사람들은 좌뇌형 아니면 우뇌형 어느 한쪽인데 그런 면에서 이 교수는 좀 특이합니다. 이 교수가 괴테를 롤 모델로 삼았다고 하니 이 교수나 괴테나 시대를 앞서가는 그런 사람들이었죠. 최근에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부는가 했더니 갑자기 불어닥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세상이 더욱 어지러웠습니다. 스페셜리스트의 생명은 창의력인데 변화의 거친 파고가 계속 불어닥치면서 이제는 적응력까지 갖춰야 합니다.
한 우물을 파는 스페셜리스트가 방향을 제대로 잡았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혹시나 시대와 맞지 않는 의사결정을 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대체로 스페셜리스트에게 민첩함이 부족합니다. 아니다 싶으면 재빨리 접어버리고 다른 우물을 파야 하지만 예전에 팠던 우물에 여전히 미련도 남아있고 지금까지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기 때문에 포기하고 다시 다른 일을 시작하는 것이 서툴기만 합니다. 반면에 제너럴리스트는 한 가지 일에 깊이는 없는 편이지만 주변을 아우르는 촉이 발달해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압니다. 특히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인적 네트워킹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 이 시대는 자신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사람을 서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비즈니스도 이런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조직의 최고 경영자는 전체를 보는 헬리콥터 조망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조직에서도 주니어로 일할 때는 전문 분야에서 일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자연스럽게 제너럴리스트가 됩니다. 제너럴리스트는 크고 넓게 볼 줄 아는 역량을 가진 사람입니다. 카메라의 줌 렌즈를 밀었다 당겼다 하듯이 모든 일이나 사람과의 관계를 통제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급변하고 바뀌어도 적응력을 충분히 갖춘 제너럴리스트는 능히 견뎌냅니다. 자신의 전문성 부족을 자책하지 말고 꾸준히 자신만의 변화 능력을 키워가면 됩니다. 확실한 제너럴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독서와 글쓰기로 자신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확고히 만들어야 합니다. 어떤 주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인내와 끈기가 있어야 합니다. 전문성이 부족하다면 역량 있는 제너럴리스트로 승부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