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大勢, general trend)란 일이 진행되어 가는 결정적인 형세(形勢)를 말합니다. 대세론은 대세를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나 이론이죠. 챗GPT와 구글 바드는 대세론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대세론은 특정 시대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주류의 경향이나 흐름을 의미합니다. 이는 대중의 관심사나 선호도 그리고 문화적인 요소 등이 반영되어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며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말합니다. 대세론은 사회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변화가 장기적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진행되는 것을 말합니다. 대세론은 사회의 변화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네이버 사전과 생성형 인공지능의 해설을 요약하면 마치 대세론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는 듯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대세론이 우리에게 주는 부정적인 면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대세론의 유의어로는 “주류 경향”이나 “트렌드”가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특정 시대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주요한 흐름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됩니다. “주류 경향”은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주요한 흐름을 강조하며, “트렌드”는 특정 분야에서 특히 인기 있는 유행이나 경험을 가리킵니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대중이 지나치게 대세론을 신뢰한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판단과 주장을 버려두고 대세론을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는 말입니다. 대세론을 다른 말로 관행(慣行)이라고도 합니다. 관행이란 오래전부터 해 오는 대로 하는 것입니다. 관행과 대세론이 생각과 행동에 한번 각인되고 나면 그것이 뭔가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으레 그러려니 하면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넘어갑니다. 한마디로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최근에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김동수 회장의 초청으로 바른경제동인회 창립 30주년 행사에 간 적이 있습니다. 김 회장은 이사장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창립 한 분은 KSS해운 박종규 회장입니다. 행사에 참가한 분들의 면면을 보니 주로 경제인들과 교수들과 정부 각료 출신들이었습니다. 30년 전이면 우리가 한창 경제적으로 성장을 거듭할 때입니다. 모두가 돈을 버는 데만 관심을 가지고 대세론과 관행을 따라 생각하고 행동을 하던 때입니다. 편하게 우리가 대세론과 관행이라고 하지만 실상 경제적인 범죄가 횡행했던 시기였죠. 그런 시절에 박 회장을 비롯한 몇몇 경제인들이 모여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며 바른경제동인회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대세론과 관행 타파를 위해 자발적으로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쏟아부었습니다.
그 결과 투명한 신용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신용카드 사용이 대중화되었고 꽤 많은 대세론과 관행이 사라졌습니다. 물론 바른경제동인회가 홀로 그런 일을 모두 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대한 영향을 주었음은 틀림없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은 댓글에 목숨을 겁니다. 자신의 호감도나 성향과는 아무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식당을 찾고 여행지를 선택하며 상품을 구매합니다. 댓글도 대부분이 마케팅의 결과물로 알려져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남을 따라갑니다. 개성 발랄한 시대에 개성은 온데간데없고 대세론에 휩쓸리고 맙니다. 일상뿐 아니라 정치나 사회도 다를 바 없습니다. 대세론을 따르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막연한 논리를 폅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대세론과 관행을 따르면 자신은 사라지고 남을 따라가는 수동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물론 무엇이 더 가치 있는 삶인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죠.
대세론의 함정에 공감합니다. 사물의 정수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자신의 생각으로 편견 없이 판단해 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판적 사고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