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능력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인지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비인지능력입니다. 인지능력(認知能力, cognitive ability)이란 심리학 용어로 매우 단순한 것부터 복잡한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과업들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뇌 기반의 기술과 지식을 획득하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소위 머리가 좋고 똑똑한 사람을 인지능력이 좋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인간의 기본적인 성취 역량이 있다고 합니다. 인지능력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면 무엇이든 잘 할 것이라고 믿게 됩니다. 이에 비해 비인지능력은 인지능력과는 달리 끈기, 집념, 회복탄력성, 열정과 집중력 등을 말하는데 인지능력이 높다고 비인지능력도 덩달아 높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둘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똑똑하고 머리 좋은 사람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지능력을 구성하는 요소로 지능(IQ), 사고력, 이해력, 기억력 그리고 논리력을 들 수 있고 비인지능력의 요소로는 과제지속력, 회복탄력성, 자기통제력, 감정조절력 그리고 소통능력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철저하게 인지능력이 높은 사람을 채용하면 어느 부서에 배치하든지 열심히 일을 잘 해 내었기 때문에 기업마다 채용 전문 부서를 두었습니다. 시대가 변해 이제는 대기업도 한꺼번에 신입사원을 공개적으로 채용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해당 부서에 채용을 위임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왜냐하면 특정 분야에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재는 그 부서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수시로 경력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는 방법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생들이나 취준생들은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방식으로 인지능력을 키우는 데만 올인하고 있습니다.
비인지능력은 비단 젊은이들에게만 필요한 자질이 아닙니다. 일모작 직장을 퇴직하고 인생 이모작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도 비인지능력은 반드시 필요한 덕목입니다. 그 이유는 시대가 급변하고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기술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접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려고 하면 어느새 또 다른 기술이 나오는 식입니다. 이런 흐름을 허겁지겁 따라가는 방법은 정말 피곤하고 지난한 길입니다. 오히려 위에서 언급한 비인지능력을 키워 먼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미리 대비하고 있으면 훨씬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3년 전에 코로나19가 찾아왔을 때 과감하게 미래를 내다보고 줌(zoom) 등 화상회의 기술을 배우고 익히고 전파했으며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인 챗GPT의 활용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코칭 하고 있습니다.
비인지능력 중에도 특히 감정조절능력과 소통능력은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정신없이 돌아간다고 해도 이 두 가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능히 헤쳐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능력은 기억력이나 논리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경험을 쌓고 깨달음을 얻으면서 조금씩 자신만의 비인지능력을 키워가야 합니다. 얼핏 생각하면 꽤 어려워 보이지만 결코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고 한탄할 필요가 없습니다. 먼저 나부터 그리고 나의 자녀와 그 자녀의 자녀부터 실행에 옮기면 됩니다. 비인지능력과 함께 인지능력도 높이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비인지능력을 높임으로써 얼마든지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비인지능력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키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