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러시를 키워라

리터러시(literacy)란 원래 컴퓨터나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지만 요즘은 일반적으로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디지털 변동(digital transformation)이 전방위로 본격화 되면서 이처럼 컴퓨터 용어가 일상화 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문해력이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데 우선 읽은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독서를 많이 해도 읽었던 내용을 소화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그러므로 리터러시는 활자로 된 글을 읽고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얹어 글을 쓰는 데 까지 아우르는 능력을 통틀어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 것과 이후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행동을 규정하고 판단하고 선택하는 모든 과정이 리터러시에 해당한다.

글을 읽었을 때 전후 좌우 문맥으로 대충 이해하는 것과 핵심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물론 다양한 수준의 많은 책을 두루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깨달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책의 내용을 파악하려는 계획적인 학습은 독해 수준을 끌어 올리고 성찰의 단계로 이끌어 준다. 리터러시를 배양하는 방법은 각자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글쓰기이다. 읽기와 글쓰기를 같은 비중으로 두어서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중간에 생각하기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독서할 때나 독서 후에 생각은 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글을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각이라는 과정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생각의 숙성 단계를 지나야 비로소 열매로 맺어지기 때문에 그렇다.

결국 독서와 글쓰기는 함께 가야 한다. 그래야 리터러시라는 성과로 나타난다. 독서하지 않고 글을 쓸 수 없듯이 글을 쓰지 않고 독서하는 방법은 공허하다. 필자는 서울시 50플러스 1인창직 과정이나 J중학교 자유학년제 1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지도하고 있다. 처음에는 독서도 힘든데 무슨 글쓰기 까지 하냐며 힘들어 하지만 몇 주가 지나면 독서와 글쓰기에 자신감이 붙어 과정을 마칠 때 즈음에는 까마득히 잊었던 독서와 글쓰기를 다시 하게 되어 기뻤다고 이구동성 피드백을 한다. 이럴 때 가장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장기화 되면서 이제는 줌(zoom)이나 웹엑스(Webex)를 활용해 화상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지도하고 있다. 

변화무쌍한 미래를 헤쳐나갈 가장 핵심적인 무기는 바로 리터러시다.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도 리터러시로 준비된 자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다가온다. 멘토링이든 역멘토링이든 리터러시를 빼버리면 남는 것이 없다. 자신을 당당하게 노출하고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은 읽기와 글쓰기라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가정에서도 부모는 자녀가 어릴 적부터 리터러시를 키울 수 있도록 지도하고 인내하며 기다려야 한다. 리터러시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콩나물을 키우듯 잊지 않고 꾸준히 물을 주면 언젠가는 든든히 세워져 가는 것이 리터러시다. 인간은 모두 쉬운 길로만 가기 원한다. 하지만 때로는 가시밭 길을 지나면서 내성을 키운다. 그런 리터러시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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