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工夫)란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평생 공부를 해야 합니다. 세상이 빨리 변하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으면 변화를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한다고 하면서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기밥솥에 쌀을 씻어 물과 함께 넣은 후 끓이면 어느 정도 지난 후에 뜸을 들이기 시작합니다. 증기가 배출되고 뜸이 들여야 밥이 제대로 익혀집니다. 열심히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으면 배우는데 쏟아부은 열정과 에너지가 물거품이 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세계 최고를 자랑합니다. 필자는 강연을 하면서 이제 그만 배우고 배운 것을 활용하라고 권유합니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여전히 배우기에만 열심을 냅니다.
배운 것을 활용하면 자주 예외가 생깁니다. 분명히 배울 때는 알지 못했던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활용을 통해 배움이 확장됩니다. 배우기만 하고 활용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배워야 합니다. 아무리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한번 배운 것을 평생 기억하고 활용할 수는 없습니다. 배울 때 알게 된 내용이 전부가 아닙니다. 활용하는 과정을 통해 응용력이 생깁니다. 많이 배우지 않아도 조금 배운 것을 활용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이 배웁니다. 부지런히 배우기만 하는 사람은 활용 능력이 따르지 못하면 스스로 딜레마에 빠집니다. 분명히 배운 것은 확실한데 막상 활용하려고 하니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새삼 다시 배우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포기하고 맙니다.
필자는 얼마 전 607080대를 위한 스마트폰 공개강좌를 열었습니다. 줌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 페이스북 친구들을 대상으로 두 시간가량 스마트폰 활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80명이나 참가해서 열심히 배웠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처음과 마지막에 힘주어 강조했습니다. 오늘 배운 내용을 부지런히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얼마 가지 않아 배운 것이 모두 공중에 흩어져 버린다고 했습니다. 이런 공개강좌를 하게 된 배경은 이렇습니다. 2018년 말에 서초구 서초문화원 K 이사로부터 스마트폰 강의 요청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사양했지만 수강자들이 주로 607080대라고 해서 하기로 했습니다.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2시간씩 강의를 했습니다.
필자가 무슨 다른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스마트폰 활용법을 강의를 한 게 아닙니다. 2009년 말 국내에 처음 들어온 애플의 아이폰3를 구입한 후 지금까지 부지런히 스마트폰 활용을 코칭 해 왔습니다. 필자도 모르면 잘 아는 분에게 묻거나 유튜브를 통해 배웠습니다. 배운 내용을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반복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원고 없이도 두 시간 강의를 거뜬히 해냅니다. 강의를 하면서 질문을 받으면 종종 필자도 알지 못하는 내용은 또 배우고 익힙니다. 스마트폰을 어느 누구보다 많이 안다고 자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아는 만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에는 자신 있습니다. 이것이 필자의 공부의 기술입니다. 정답이라고 할 수 없지만 꽤 괜찮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