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방법을 여러가지로 나눌 수 있겠지만 오늘은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나눠 보겠습니다. 디지털 독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시대가 도래하고 특히 최근 들어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Mobile)이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면서 아날로그에 비해 편리한 점이 널리 부각되어 급격하게 많은 독서가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또한 유튜브에서는 책 읽어주는 크리에이터도 대거 등장하여 굳이 수고롭게 책을 읽지 않아도 그 책의 내용을 모두 요약해서 알려주고 서평까지 들려줍니다. 이렇게 편리한 디지털 독서 문화는 점점 더 그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편리한만큼 디지털 독서의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책을 읽는 목적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편리하게 많은 책을 읽는 것만으로 포만감을 느낀다면 도대체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간과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주요 목적은 책을 통해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고 이미 알았던 것은 재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생각의 힘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커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생각이란 판단하고 기억하고 호기심을 갖는 것인데 특히 책을 읽으면서 판단력과 호기심을 갖출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키우게 됩니다. 디지털 독서를 하면서도 메모를 할 수는 있지만 이것조차 번거롭게 느껴지면 더욱 더 편한 방법을 찾게 됩니다. 디지털 독서의 맹점은 한번 편리해진 방법에 익숙해지면 거기서 쉽게 빠져 나오기 어렵습니다.
모바일 독서를 위해 윌라나 밀리의 서재와 같은 유료 앱들이 계속 쏟아져 나옵니다. 월 정기구독을 하면 많은 책을 오디오북으로 제공합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찾아서 읽으려면 원하는 책을 오디오북에서는 찾기 어렵습니다. 필자도 스마트폰과 모바일탭을 이용해서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직접 보고 들으면서 이런 문제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비하면 아날로그 독서는 전통적인 종이책 중심의 독서입니다. 책의 종이 냄새부터 맡으며 책을 손에 쥐면 우선 포근한 기운이 전해집니다. 앞표지부터 뒤표지까지 책장을 앞뒤로 넘기며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는 책을 읽으면서 여백에 메모를 하는 편입니다. 동시에 중요한 내용에는 넘버링을 해두고 나중에 재독할 때 참고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매주 창직칼럼을 쓰기 위해 독서하는 과정에서 글감을 많이 찾아냅니다. 독서를 마치고 서가에 책을 꽂으면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책을 다시 꺼내 읽을 수 있도록 잘 정돈해 놓습니다. 물론 여기서 필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아날로그 독서는 좋고 디지털 독서는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디지털 독서와 아날로그 독서의 특징을 구별하고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독서하는 것이 좋습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80세가 되어서야 고백했듯이 정말 자신에게 꼭 맞는 독서의 방법을 찾는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어떤 독서 방법이 가장 좋은지에 대한 정답도 없다. 다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아날로그 독서를 우선순위에 두고 필요할 때 디지털 독서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