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

반대에 부딪쳤을 때

반대(反對)란 어떤 행동이나 견해, 제안 따위에 따르지 아니하고 맞서 거스르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반대에 부딪칩니다. 반대에도 여러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단순히 의견이 달라서 반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반대를 만나면 누구나 힘듭니다. 반대 의견이 없으면 좋겠지만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자주 반대를 만납니다. 누구든지 반대를 만나지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반대가 없으면 발전도 없습니다. 반대를 만나기 때문에 사전에 세밀히 따져보게 됩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반대 의견을 접하면서 깨닫게 됩니다. 반대를 무릅쓰고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하다가는 무리가 따릅니다.

그렇지만 막상 반대를 만나면 피곤해집니다. 화가 치밀어 올라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감성에 이끌립니다. 어떤 사안에 대한 반대를 만나고도 그것을 개인적인 감정으로 반대한다고 생각해 버립니다. 과거에 있었던 좋지 않았던 감정까지 모두 끄집어 내어 반대한다고 오해합니다. 반대를 경험하고 나타내는 리액션은 과격해지기 일쑤입니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그래서 말로 대꾸하다보면 반대하는 사람의 상처를 들추어내거나 논리적으로 모자라는 부분은 파고듭니다.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 처음에는 사소한 반대와 이의 대응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다툼의 수위가 높아져서 큰 일을 만나도 해결책을 찾기 어렵습니다. 유치해 보여도 일단 반대하는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낮은 자세로 해결책을 찾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고도 반대 의견을 접수하고 설득할 수 있습니다. 세상 일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내 것만 옳다고 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무조건 잘 못 되었다고 할 때 문제가 더욱 꼬이기 시작합니다. 반대 의견을 묵살하지 않고 원만하게 받아들이면 반대자 스스로 자신의 반대를 거둬 들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선봉에 나서는 사람이 항상 옳기 때문에 나머지는 그를 졸졸 따라가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충분하게 준비하고 시작하지만 도중에 반대 의견이 나오면 우선 멈추고 충분하게 의견을 서로 나누고 합의점을 찾아가야 합니다. 나만 옳다고 해서는 곤란하지만 반대 의견이 나오면 방향을 잃고 무조건 휩쓸리는 것도 위험합니다.

이런 사례는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반대를 만날 때 먼저 상대의 숨은 의도를 찾아내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세운 결정에 반대 의견을 집어 넣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심사숙고 합니다. 반대로 인해 조금 지연되는 한이 있어도 서로가 절충해서 바람직한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로는 반대가 있어도 무시하고 일을 해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에도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요구됩니다. 자세한 내용을 몰라서 반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머리가 좋고 똑똑하다고 반대를 잘 극복하는 게 아닙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반대에 부딪쳤을 때 슬기롭게 잘 처리하는 사람을 우리는 고수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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