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기술인가요? 맞아요. 기술입니다. 다른 여러가지 삶의 기술과 마찬가지로 공들여 배울 가치가 있는 기술이지요. 기술이란 무엇인가를 잘 다룰 수 있는 방법이나 능력입니다. 독서의 방법은 최고의 기술에 해당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모범 답안은 있는 것이 바로 독서의 기술입니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으며 많은 분들이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독서입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독서를 하는지 물어보면 대답은 천차만별입니다. 우선 독서의 목적만 따져봐도 정말 다양합니다. 남에게 뭔가를 보여주려는 과시형이 있는가 하면 서평을 써서 책을 서점으로부터 받으려는 절약형도 있습니다. 필자처럼 글감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독서하는 낚시형도 있고 무료한 시간을 때우려는 한량형도 있습니다.
꼼꼼이 책을 읽는 정독형도 있고 필자처럼 핵심을 뽑아내는 건성형도 있습니다. 메모를 하며 읽는 스타일도 있고 밑줄을 그으며 책을 괴롭히는 스타일도 있습니다. 모두가 자기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서를 합니다. 뜨인돌 출판사가 2006년 출간한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독서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독일어 원문 제목은 ‘책의 세계’라고 되어 있는데 옮긴이 김지선이 붙였는지 출판사가 결정했는지 모르지만 ‘독서의 기술’이라는 제목은 필자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책에서 헤르만 헤세는 독서 방법에 대해 다양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라. 제대로 골라 읽으라. 책을 과소평가 하지 마라. 재독은 정말 중요하다 등등.
새삼 우리의 언어로 많은 책을 쓰고 번역하고 출간하는 저자와 번역가와 출판사에게 저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온오프라인 서점에 차고 넘치는 책을 보면서 그들의 수고로 인해 우리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책을 구매해서 언제든지 읽을 수 있습니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헤르만 헤세의 저서처럼 독서의 기술을 향상하기 위한 많은 책도 나와 있어서 행복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독서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그저 주어진 일상에만 연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젠 누가 뭐래도 선진국입니다. 선진국의 국민에 걸맞게 독서를 생활화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독서모임을 통해서 혹은 스스로 독서의 기술을 익히면 좋겠습니다. 간절하면 이루어집니다.
매일 종이로 된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도 정작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모든 비즈니스는 결국 사람과의 관계로 이루어지는데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책을 전혀 읽지 않으면서 인간 관계를 개선하려는 사람도 많습니다. 특별한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관련 서적을 찾아 읽고 외우면서도 정작 우리의 삶에 도움을 주는 철학과 인문학 서적을 멀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답만 찾으려고 애타게 책을 찾아 헤매는 사람도 있습니다. 독서의 수준과 기술이 축적되면 이윽고 스스로를 지혜로운 사람이 되게 합니다. 독서가 기술이냐 아니냐를 따지기 전에 자신의 독서 수준과 방법을 가끔씩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남과 비교하라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와 비교해 보라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