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과거시험에서 스스로 인재를 구해 쓰는 법을 제목으로 문제를 냈다고 합니다. 장원으로 뽑힌 강희맹의 답안에서 세종의 인재 활용에 대한 원칙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한 시대가 부흥하는 것은 반드시 그 시대에 인물이 있기 때문이요 한 시대가 쇠퇴하는 것은 반드시 그 시대에 보좌할 만한 인재가 없기 때문이라고 썼답니다. 우리 속담에 한가지를 보면 열가지를 안다는 말이 있지만 모두 맞는 말은 아닙니다. 비록 허물이 있어도 스스로 깨우치고 성숙하려고 애쓰는 사람을 기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리더의 덕목입니다. 허물만 보고 사람을 내친다면 세상에 어느 누가 남아 있을까요?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단연코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대해서도 안 되지요.
단점을 버리고 장점만을 가진 인재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보이고 그 단점으로 인해 큰 해를 받을까 염려해서 전전긍긍 하며 인재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리더의 자질이 없는 것입니다. 세종은 특히 공과 사를 잘 구분하는 사람을 포용하고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지나치게 상대의 단점만 파고들며 집요하게 공격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특히 정치가들 중에 그런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정치는 상대의 약점을 공격해서 넘어뜨려야 민심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큰 정치를 했던 사람들은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이건 개인의 리더십의 차원에서 다뤄야 할 문제라는 뜻입니다.
말이 많은 사람은 실수와 허물도 많은 편입니다. 글을 많이 쓰는 사람도 그런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큰 일을 도모하는 사람은 말이나 글의 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는 소인배처럼 행동하지 않습니다. 만약 정치가 아닌 비즈니스 세상에서 그렇게 한다면 무엇으로 소비자를 설득해서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들은 소비자의 반응을 보고 발끈 하며 공격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그리고는 소비자를 가르치려 듭니다. 그런 생산자에게 호의적인 소비자는 없을 겁니다. 상대의 허물을 보고 자신을 돌아보는 냉철함이 요구됩니다. 무엇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으면 점점 커 보입니다. 단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방의 단점은 못본척 지나가주는 아량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설령 상대의 단점이 눈에 크게 띄어도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 삭히는 성숙한 태도가 있어야 합니다. 단점이 있는 사람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장점도 있음을 파악해야 합니다. 허물은 덮어주고 장점을 끄집어내어 살려주면 상대도 금방 알아챕니다. 허물은 스스로 깨닫고 고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어른이든 아이든 남의 허물을 지적한다고 쉽게 받아들이고 고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발심을 키워 역효과를 냅니다. 코칭의 핵심은 상대방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데 있습니다. 코치가 상대를 고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허물을 가급적 보지 않으려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허물보다 장점을 보려는 노력은 서로에게 많은 유익을 가져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