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독서법이 있습니다. 지구상 인구수 만큼이나 독서방법은 많다고 필자는 자주 말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좀 특이한 독서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합니다. 그건 바로 질문 독서법입니다. 질문의 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독서를 하면서 질문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상대가 저자든 자신이든 누구든 상관없이 질문을 하면서 독서를 하는 겁니다.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을 통해 책에서 저자와 이야기 하고 자신과 이야기 하면서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세상을 알아가게 됩니다. 질문하지 않고 독서하면 저자의 생각은 읽게 되지만 자신의 생각은 발견하지 못합니다. 독서의 목적은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혜의 샘을 찾는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독서를 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요? 우선 무게 중심을 자신에게 두어야 합니다. 서울시 50플러스 1인창직 과정을 벌써 3년 반이나 진행하면서 수강자들에게 독서 에세이 쓰기를 매번 권했습니다. 독서 에세이는 독후감과 전혀 다릅니다. 독후 에세이는 필자가 지어낸 용어입니다. 에세이는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느낌이나 경험을 자연스럽게 기록하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독서를 많이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독서를 시작하지만 끝까지 읽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모두 읽지 않아도 쓸 수 있는 것이 바로 독후 에세이입니다. 저자가 책에서 무슨 말을 했든 상관없이 자신의 느낌을 그대로 적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독후 에세이 쓰기가 제대로 될까 걱정했지만 그건 기우였습니다. 수강자들은 모두 기꺼이 독후 에세이를 써내고 발표하는 가운데 차츰 독서의 길로 빠져 들었습니다. 과정을 마칠 때 쯤에는 한동안 잊고 살았던 독서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다시 독서할 수 있도록 코칭을 해줘서 고맙다는 피드백을 받습니다. 필자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독후 에세이를 쓴 후에는 필자의 질문 공세가 시작됩니다. 정신없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하느라 수강자들이 처음에는 허둥대지만 조금 지나면 스스로 그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참 신기한 경험입니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질문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질문은 흙속에서 보석을 캐내는 방법입니다. 평소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가 술술 터져 나옵니다.
독서하면서 질문을 책이나 노트에 적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 글을 잘쓰는 사람은 독자들에게 질문을 하도록 은근히 유도합니다.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질문을 댓글로 달게 됩니다. 하지만 어떤 분들의 글은 질문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여기서 글을 잘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구분이 생겨납니다. 질문이 나오게 하는 방법은 꽤 어렵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가능합니다. 평소에 얼마나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습관화 하도록 노력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런 독서하면서 질문하는 요령을 알려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물론 성인도 얼마든지 노력하면 해낼 수 있습니다. 질문하면서 독서하기를 지금 당장 시작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