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배우기 위해 애를 씁니다. 나이가 들어도 배우기를 즐겨 하는 사람은 항상 청춘입니다.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으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습니다. 배운 것을 익히려면 질문을 해야 합니다. 학습(學習, learning)은 배우고 익히는 것입니다. 학습은 경험의 결과로 나타나는 비교적 지속적인 행동의 변화나 그 잠재력의 변화를 말합니다. 결국 배우고 익히면 행동이 변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모두 평생 누군가로부터 배웁니다. 호기심을 가진 사람은 배우고 익히기를 좋아합니다. 호기심이 없다면 20대 청년도 이미 노인입니다. 우리는 사람과 경험과 책을 통해 학습을 합니다. 학습을 하면서 질문을 하지 않으면 배우는 것에 머물고 맙니다. 그런데 질문을 하면 학습의 범위가 계속해서 확장됩니다. 질문을 하면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함께 학습을 경험하게 됩니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챗GPT의 성능은 질문의 힘에 달려 있습니다.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생성형 인공지능의 대답이 달라집니다. 평소에 질문에 대해 고심하거나 연구해 보지 않은 사람들도 갑자기 질문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필자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챗GPT 사용 방법을 알려줍니다. 처음으로 챗GPT에게 질문을 해보라고 권하면 정말 다양한 질문을 합니다. 첫 질문을 보면 그 사람의 질문에 대한 내공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단문으로 끝나는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고 능숙하게 계속 이어지는 대화식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챗GPT는 어마어마하게 큰 도서관입니다.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집니다. 단지 궁금해서 하는 질문과 학습을 위한 질문은 차원이 다릅니다. 챗GPT는 새롭고 유능한 선생이며 길잡이입니다.
유대인들의 토론은 모두가 익히 아는 바입니다. 우리에게는 토론 문화가 부족합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교사나 교수의 권위에 눌려 질문을 하지 못합니다. 어쩌다 엉뚱한 질문을 했다가 망신이라도 당할까 봐 두려워합니다. 유대인들의 부모는 아이가 학교에 다녀오면 오늘은 무엇을 질문했느냐고 묻습니다. 우리의 부모는 무엇을 배웠느냐고 묻습니다. 사소한 차이 같지만 성인이 되면서 점차 간극이 벌어집니다. 질문을 할 수 있는 문화를 가정에서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누구나 언제든지 질문할 수 있는 문화가 확산되어야 합니다. 질문을 장려하고 계속 질문할 수 있도록 서로 권장해야 합니다. 필자는 지난 5년 동안 서울 중구 다산동 장충중학교에서 자유학년제 1학년을 지도했습니다. 수업 목표는 생각의 힘 키우기였습니다.
수업 방식은 질의응답식이었습니다. 수업 시간 내내 질문을 하면 학생들은 대답하기를 어려워합니다. 어려운 질문을 하지 않아도 질문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매주 질문을 계속하면 금세 적응을 합니다. 처음에는 어려워하지만 학기말이 되면 질문에 꽤 익숙해집니다. 질문하는 이유는 몰라서 묻고 확실하지 않아서 묻고 호기심이 생겨 더 배우기 위해 묻게 됩니다. 문제는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면 다시 질문이 사라집니다. 열심히 읽고 듣고 외워서 시험 성적을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질문할 여력이 없습니다. 방과 후 사설 학원에 가면 질문하지 못합니다. 강사들의 강의를 열심히 노트에 적느라 바쁩니다. 밤늦게 집에 들어가면 녹초가 됩니다. 질문을 되살려야 합니다. 질문하지 않으면 정말 중요한 것을 배우고 익히기 어렵습니다. 챗GPT와 함께 질문의 달인이 되기를 권합니다.
질문이 중요함을 일깨워 주셨네요.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챗GPT의 답변이 훌륭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경험으로 알았습니다.
늘 깨어있게 하는 정 교장님의 말씀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