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스님들끼리 축구시합을 했다. 헤딩을 한다고 뛰어올랐는데…, 햇볕에 반사된 빛이 눈이부셔 스님들끼리 머리를 부딪치기 일쑤였다. 전반전이 끝나고 잠시 쉬기 위해 그늘로 모여들었다. 마태스님이 이마의 피를 닦으며 투덜거린다.
“우쒸, 도올스님은 머리가 돌이야, 돌!! 다음부터 축구할 때는 가발이라도 써야지 ㅠㅠ”
그러자 나이 지긋한 호봉스님이 점잖게 타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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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쓸 게 뭐 있어. 공한테 가발을 쒸우면 그만이지 ㅋㅋ”
(출처: 송길원 <죽음이 배꼽을 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