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潛在力, potential)이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숨어 있는 힘을 말합니다. 비슷한 뜻을 가진 내재 가치(內在價値)는 처음에는 경제 용어에서 출발했는데 이제는 인간이나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말은 아무리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가지 재주는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입니다. 자신의 잠재력을 찾는다고 해서 무슨 대단한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여기서 말하는 잠재력은 주관적인 관점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을 말합니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우리 인간은 평생 동안 우리 뇌의 20% 정도 밖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간의 뇌는 가만히 놔두면 그냥 편하게 아무 일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외부로부터 어떤 자극을 주지 않으면 전혀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최근에 어느 모임에서 A 씨의 고백을 들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끈질기게 자신의 단점을 찾아내며 자학하고 고치려고 애쓰며 살아왔다고 합니다. 아무리 따져봐도 남보다 나을 게 전혀 없어서 그랬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독서와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는데 지금까지의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자신의 과거였지만 지속적인 글쓰기를 통해 조금씩 자존감을 되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독서하며 글을 쓰는 사람들과 의기투합하여 공저로 책을 썼습니다. 그때부터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할 때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이제까지 스스로를 형편없다고 생각했던 편견을 지워버리고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신의 변화가 놀라워 모임의 참석자들에게 기탄없이 내심을 털어놓았습니다.
지난해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는 10대에게>라는 책을 내어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가 된 진로 재구성 작가 김원배 장충중학교 교사는 이번에는 <단단한 자존감을 갖고 싶은 10대에게>라는 책을 내었습니다. 지난번 책에 이어 이 책도 10대뿐 아니라 성인들이 읽어도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결국 자존감은 자신의 잠재력 발견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그리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깨닫는 것을 메타인지라고 합니다. 성인이 될 때까지 자신의 메타인지를 찾아내지 못한 원인은 대부분 자신보다 부모나 성장한 배경과 관련이 깊습니다. 학대를 받거나 어른들로부터 하찮은 취급을 받은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존감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 나중에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자존감 상실의 늪에 빠져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신의 잠재력을 찾을 수 있을까요? 먼저 자신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그러고는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을 거울처럼 비추어 봐야 합니다. 무슨 대단한 능력이 아니더라도 작은 능력부터 드러내고 용감하게 발휘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나친 자아 비평을 자제하고 존재 이유만으로도 얼마든지 다른 사람과 사회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잠재력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이타심을 갖고 다른 사람을 도우는 과정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잠재력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을 끄집어내어 표현하는 글쓰기를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글을 쓰려면 생각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가지는 잠재력이 있다고 굳게 믿고 꾸준히 그 잠재력을 찾아내려는 끈기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