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差別化, differentiation)는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 구별된 상태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 우리는 모두가 무한 경쟁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경쟁해야 하고 취업을 위해 경쟁해야 하며 남보다 뛰어나기 위해 죽기 살기 끊임없이 경쟁을 해야 합니다. 물론 경쟁이 있어야 발전이 있습니다. 경쟁을 해야 할 이유조차 없이 그저 먹고사는 것으로만 만족한다면 조금씩 퇴행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경쟁에서 뛰어나기 위해서는 남과는 무엇인가 달라야 합니다.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지 않으면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고 경쟁에서 뒤처지게 마련입니다. 무엇으로 차별화를 이룰 것인가는 우리 모두의 지상 최대 과제입니다. 왜냐하면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차별화를 꾸준히 지속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필자의 고등학교 친구 전광수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교육학 박사를 취득한 컨설팅 전문가입니다. 한때 그는 열심히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며 산에서 나는 자연 식물을 채취해 자연식 밥상을 차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는 충청북도 증평군에 정착해서 농사를 짓고 목공을 합니다. 물론 가끔 기업체 강연도 하죠. 그가 일전에 페이스북에 앤드그레인 도마를 완성하는 모습을 담은 글과 사진을 보았습니다. 대패질을 마치면 샌딩을 하고 또 샌딩을 하며 무한 반복을 거듭해야 드디어 도마가 완성됩니다. 그의 장인 정신을 지켜보며 그의 독서에 대한 열정을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발로 천리를 마다하지 않고 다니며 배웠겠지만 오늘의 그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생각하고 고심했는지 쉬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안 봐도 보입니다.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해 차별화가 이루어집니다.
독서의 내공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전 박사처럼 우리 주변에서 뭔가 달라 보이는 사람들은 독서를 통해 차별화를 이루어 낸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아직 멀었습니다. 그건 아직 독서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출세하기만 바라고 돈을 많이 벌기만을 위해 노력할 뿐 진정으로 자신의 성숙함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부족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먼저 성숙해야 우리 사회가 성숙해집니다. 가정으로 들어가 보면 독서를 통한 차별화는 더욱 요원해 보입니다. 부모가 독서를 하지 않으면서 자식이 잘 되기만을 바란다면 그건 로또 맞기를 바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유대인들의 가정 교육을 새삼 경탄하며 생각해 보게 됩니다. 독서도 출발은 가정입니다.
독서에 대한 간절함이 먼저 제가끔 있어야 합니다. 그다음에 가정을 이룬다면 부부가 독서에 대한 남다른 열망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녀가 따라옵니다. 학교에서도 독서 과목을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미국의 세인트존스 대학은 4년 내내 100권의 동서양 고전을 읽고 토론을 해야 졸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독서 과목이 있으면 학생들이 독서에 대해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될 것입니다. 학교에 등교해서 오로지 시험 점수를 높이기 위한 수업에만 치중하면 곤란합니다. 그보다는 도서관에 많은 학생들이 몰려가 독서하고 토론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학교 전체가 도서관이 되면 더욱 좋습니다. 새 정부가 곧 출범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교육 현장의 변화를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독서는 차별화를 이루어 경쟁력을 높이는데 최고 최선의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