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요즘 6세(만 5세)가 된 손자에게 어떻게 독서 능력을 키워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글을 배우고 있는 손자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지금으로서는 전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다른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런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독서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효과적인 독서 교육을 받고 독서 능력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필자는 50세가 넘어서야 겨우 독서에 대해 눈을 떴고 아들과 며느리는 직장 일과 손자 케어에 매일 바빠서 필자가 보기에는 아직 독서의 중요성과 간절함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독서의 넓고 넓은 세상에서 정답이란 있을 수 없지만 먼저 경험한 내용을 이론으로 제시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눈여겨 살펴보아야 합니다. 손자가 독서에 대해 스스로 절실함을 느낄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늦기 전에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은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독서에 관심을 가지기에는 너무 어려운 주변 환경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독서 교육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비교적 초등학교 때까지는 독서량이 많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에 올라가서 입시 공부 경쟁을 시작하면 독서량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중학교에 들어갈 때 즈음이면 대부분 부모가 스마트폰을 사줍니다. 스마트폰으로 하는 게임은 독서를 송두리째 잊어버리게 만듭니다. 게임 이외에도 호기심이 가장 많은 때에 세상에서 하고 싶거나 보고 싶은 것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초등학교까지는 많은 독서를 강요하는 부모나 교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해력과 문해력을 동반하지 않는 독서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래서는 독서는 많이 하지만 독서 능력은 키워지지 않습니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 성인들처럼 독서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스스로 독서 능력을 꾸준히 키워가기에는 갈 길이 너무나 멉니다. 그래서 독서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독서를 하면서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이해하는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야 합니다. 많이 읽지 않아도 읽으면서 또는 읽고 나서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해야 합니다.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발췌하는 방법도 알려줘야 합니다. 책을 읽은 후 거기서 머물지 않고 독서 토론을 통해 저자의 의도와 자신의 생각을 쓰고 말하게 해야 합니다. 그냥 책만 읽으면 머지않아 그 내용이 공중에 흔적도 없이 흩어져 버리지만 메모하는 방법을 통해 생각을 붙잡아 둘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독서 흥미 발달 단계는 그림으로 시작해서 이야기로 연결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결국 스토리텔링으로 연결해야 오래 남습니다.
독서도 환경이 주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크게 받습니다. 부모가 가정에서 독서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집에 책이 있으면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독서를 가까이하게 됩니다. 학교 도서관이나 집 주변의 도서관에 자주 자녀와 함께 가서 책을 고르는 방법과 메모하는 방법도 가르쳐야 합니다. 용돈을 모아 직접 책을 고르고 책을 구입하는 방법도 알려줘야 합니다. 학교 교육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그냥 자녀들이 책을 많이 읽기만 하면 된다는 착각을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성장하면서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키워드를 찾아 독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이 모든 가르침도 억지로 하면 오히려 독서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되므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은밀히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독서 능력이 키워지면 리워드(reward)를 주는 방법은 효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