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기에는 우리 모두가 현재를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과거라는 프레임 속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 하이패밀리 송길원 목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부부가 한 침대에서 넷이서 지낸다고 한다. 두 사람의 부부와 각자의 과거 어린 아이를 말하는 것이다. 인간은 용감한 척 하지만 실은 두려움이 많은 존재이다. 하루하루 눈에 보이는 현재를 살아가기도 벅찬데 아직 닥쳐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내다보고 살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대다수가 이미 겪었던 과거에 안주하며 편안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우리의 과거는 달콤한 추억만 간직한 것이 아니다. 순간순간 힘들었을 때를 모두가 잊어버리고 좋았던 때만 기억하기 때문에 그렇다. 과거에 얽매이면 미래로 나아가는데 장애물이 생긴다.
젊음의 특징은 기억할 과거가 많지 않고 다가올 미래가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대로 노년에는 대부분의 기억속에 과거만 자리잡고 있고 미래는 불확실해 보이기 때문에 애써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과거의 모든 기억과 경험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렇게 본다면 노년이 젊은이보다 슬기롭게 미래를 살아가기에 유리하다. 왜냐하면 과거의 모든 것들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거를 그대로 두면 몸과 마음에 똬리를 틀고 앉아 새로운 생각을 집어 넣지 못하게 방해를 하게 된다. 이게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이다. 불확실한 세상을 살면서 항상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데 과거라는 틀은 영락없이 우리를 꽁꽁 묶어 버린다. 낯선 것들과 작별하고 항상 새로움으로 채워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를 밀어내기 위해서는 우리는 계속해서 진화해야 한다. 인간은 진화하는 존재다. 자신이 진화하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과거에 이미 매여 정체되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어제와 다르고 지난 달과 뭔가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분명히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가끔 오랜 만에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을 보게 된다. 헤어질 때 그들이 보기에 필자가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는 말을 할 때 필자는 스스로 과연 진화하고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그럴 때가 행복하다. 지난 날 가졌던 가치관과 사고의 프레임을 바꿈으로써 새롭게 된다. 흉내를 내라는 게 아니라 새 시대에 온 몸을 푹 담그라는 의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정신을 현대에 맞도록 조금씩 바꾸는 것이다.
지나가 버린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 시간을 가치 있게 활용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졌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렸다. 과거를 밀어내면 공백이 생기고 무언가 그 공백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그 공백에 무엇을 집어 넣을 것인가? 새롭고 진취적인 생각을 넣을 것인가 아니면 그냥 살아온대로 아무 생각없이 지나쳐 버릴 것인가? 모든 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살아있는 동안 우리에게는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어느 누구도 빼앗지 못하는 선택권이다. 시간의 흐름을 우리가 임의로 바꿀 수는 없지만 주어진 시간 내에 무엇을 할 것인가는 우리 각자가 결정할 수 있다.
출처: 오늘경제 http://www.startup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