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먼저 세우고 협업하라

‘나’를 세운 후에야 비로소 진정한 협업이 시작된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일수록 ‘팀워크’와 ‘협업’에 익숙합니다. 함께 목표를 세우고, 역할을 나누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에 몰두합니다. 그러다가 “당신만의 길을 만들어보라“라는 과제를 주면, 대부분 주저하게 됩니다. 늘 팀 안에서만 움직였기에 홀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고, 혼자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낯설고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협업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협업 이전에 ‘자기 일’을 먼저 확립해야 한다는 순서의 문제일 뿐입니다. 자신의 방향이 없는 협업은 쉽게 휘둘려 결국 아무런 성과도 남기지 못합니다. 진짜 협업은 자기 기반을 단단히 세운 사람들이 만날 때 비로소 빛이 납니다. 이제, ‘나’를 세운 뒤 협업하는 네 가지 방법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째, 조직의 울타리 안에서 ‘나만의 전문 분야’를 확립하라

직장인은 흔히 팀의 목표와 자신의 성장을 동일시하는 착각을 합니다. 하지만 팀의 성과는 조직의 몫이고, 개인의 성장은 결국 ‘내 일’에서 비롯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 중에서도 유난히 즐거움을 느끼고 성과가 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게 바로 당신 내면의 전문성 씨앗입니다.

예를 들어, 한 마케터가 늘 주어진 캠페인을 진행하는 데 그친다면 그건 ‘회사 일’입니다. 하지만 그는 “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을 쓰는 데 강점이 있다”라는 걸 자각하고 그 능력을 꾸준히 키워간다면, 그것은 ‘나의 일’이 됩니다. 협업은 이런 개인적 기반 위에서만 단단히 작동합니다. 자기 일이 명확할수록 팀 안에서도 인정받고, 팀 밖에서도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둘째, ‘나의 존재 증명’을 위한 수단으로 협업을 이용하지 말라

많은 직장인들이 협업을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기회로 바라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내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보여줘야 한다”라는 식의 압박이 있죠.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협업을 ‘내가 공을 세우는’ 경쟁의 장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서로의 강점을 살리기보다, 누가 더 많은 기여를 했는지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진정한 협업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이미 개인의 기반이 탄탄하게 세워진 사람끼리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먼저 자신만의 영역과 방식, 그리고 결과물을 만들어 두세요. 그래야 협업에서도 당당한 주체로 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회사 안에서 콘텐츠 기획을 담당하지만, 퇴근 후에는 내 이름으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이런 사람이 협업할 때, 그 전문성은 자연히 빛납니다. 협업은 ‘나의 일’을 준비한 사람에게는 기회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혼란을 야기할 뿐입니다.

셋째, 팀워크에 앞서 ‘나의 정체성(철학)’을 점검하라

직장에서는 ‘팀플레이어’가 미덕으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협력과 배려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팀에 맞추기 위해 내 생각과 방향을 잃는다면, 결국 그 팀이 해체되는 순간, 나 자신 또한 방향을 잃고 흔들리게 됩니다.

정체성 위에 세워지지 않은 팀워크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팀이 바뀌고, 직장이 바뀌는 변화의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먼저 ‘나는 어떤 일을 통해 세상에 가치를 더할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나만의 일’을 세우는 일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났을 때,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팀’이 아니라 ‘자신만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 철학을 바탕으로 NeXT와 픽사를 일으켰고, 결국 애플로 돌아와 더 큰 혁신을 이끌었습니다. 그의 협업은 철저히 자기 철학 위에 세워져 있었던 것이죠.

넷째, ‘나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가치가 일치하는 사람과 협업하라

브랜드란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는가’입니다. 자신의 브랜드가 확립되면, 협업에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고 끌려다니지 않습니다. 상대가 당신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직장인 중 많은 이들이 ‘나’보다 ‘조직’을 먼저 생각하다 보니 자신의 브랜드를 세우는 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내 이름으로 어떤 결과물을 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브랜드란 결코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잘하는 일, 꾸준히 해온 일, 그리고 믿을 수 있는 태도가 곧 당신의 브랜드입니다.

이렇게 개인의 색이 분명해지면, 이제 협업의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된 것입니다. 그때는 아무나와 함께하지 마십시오.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치의 일치입니다. 돈, 성과, 속도가 아닌, 서로의 철학과 방향이 일치하는 사람과 협업해야 진짜 시너지가 납니다.

‘우리’라는 협업의 전제는 ‘나’를 세우는 일입니다

협업은 분명 이 시대에 필요한 덕목입니다. 그러나 협업 이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나’를 세우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전문성, 정체성, 브랜드가 없는 사람은 협업의 장에서 금세 흔들리고 사라집니다.

직장 안에서 팀워크는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당신이라는 브랜드’입니다. ‘나’라는 브랜드가 세워질 때, 팀과 조직도 오히려 당신 덕분에 더 단단해집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잠시 팀의 울타리 밖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질문하십시오.

  •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 ‘내가 진짜로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나를 위한 일’이며 진정한 협업의 출발점입니다. 결국, 자신의 일을 잘 세운 사람만이 진정으로 누군가와 잘 협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