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코끼리와 벼룩

출판사 서평

독립생활자로서의 삶, 조직 생활을 어느 정도 하다보면 선택의 기로에 선다. 정년까지는커녕 40~50대까지 직장에 남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고, 도대체 왜 이렇게 떠밀리듯 살아야 하는지 눈앞이 캄캄해진다. 평생 고용이 사라진 시대, 독립생활자로 단단히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찰스 핸디의 《코끼리와 벼룩》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때는 2001년이다. 당시 책은 자본주의의 변화, 그에 따른 기업ㆍ조직 문화의 변모 그리고 이 모든 변수가 개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 미래 예측서였다. 15년이 지난 지금, 1인 기업이라는 단어가 친숙해지고 프리랜서의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뜬구름 같던 미래가 성큼 눈앞으로 다가와 누구나 언젠가는 독립생활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더 이상 ‘예측’이 아닌 ‘상식’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 책은 실체적인 경험과 철학이 담긴 삶의 지침서 역할을 하게 되었다. 2016년에 우리가 다시 《코끼리와 벼룩》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코끼리’는 거대 조직을 뜻하고, ‘벼룩’은 개인을 뜻한다. 저자는 일찍이 80년대부터 자본주의의 변화 과정을 살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코끼리에서 나와 벼룩의 삶을 살리라 예측하고, 스스로 벼룩의 삶을 먼저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실천에 옮긴 경영사상가이다. 그는 관찰과 자신의 지식을 조합해 자본주의의 변화를 예측했고, 스스로 벼룩이 되어 변화의 한가운데에 스스로를 던져놓았다. 저자는 현대사회의 변화를 온몸으로 헤치며 체화해온 지식과 경험을 독자와 나누며, 독립생활자로 살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저자 찰스 핸디는 피터 드러커에게 ‘천재적인 통찰력으로 학문적인 개념을 현실에 적용하고 구현해낸 사람’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세계 최고의 경영사상가 50인(Thinkers 50)’ 중 한 사람으로 뽑혔으며, 필립 코틀러, 톰 피터스, 헨리 민츠버그 등과 함께 ‘경영사상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옥스퍼드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다국적 석유회사 셸과 MIT 슬론경영대학원 펠로우를 거쳐 런던 비즈니스 스쿨 MBA를 설립한 저자는 영국의 씽크탱크인 세인트 조지 하우스의 소장과 왕립예술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경영인적자원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대영제국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후 그는 작가로, 강연가로, 또 BBC 라디오의 고정 게스트로 활동하며 그의 49세 생일부터 지금까지 벼룩의 삶을 살아왔다. 그는 코끼리의 핵심에서 일해왔으나 언젠가 자신이 벼룩으로 살게 되리라는 점을 잊지 않고 늘 이후의 삶을 적극적으로 준비했다. 코끼리 안에서의 삶에 비하면 풍찬노숙인 벼룩의 삶이 주는 고단함을 인정하고 그와 더불어 자신에게 주어진 상시적인 자유와 간간히 다가오는 기쁨을 충만히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근 미래에 풀타임 직장보다는 파트타임 직장이 많아질 테니 삶을 꾸려가는 데 충분한 수입을 얻으려면 여러 고객을 두거나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핸디의 예측은 지금 증명되고 있다. 최근 독립생활자나 독립생활자를 꿈꾸는 이들의 수가 늘어났다는 점을 우리 주변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말에 생업으로 삼을 만한 기술을 배워 창업을 준비한다든가, 평소에 즐기던 맥주나 책, 차 같은 아이템으로 자그마한 가게를 차리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조직에 오랫동안 버틸 수 없음을 절감하고 다른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현대인에게, 찰스 핸디가 조언하는 ‘벼룩으로서의 삶’은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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