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를 뛰어넘어라

카오스(Chaos)는 그리스어인데 우주가 발생하기 이전의 원시적인 혼돈이나 무질서 상태를 말합니다. 카오스 이론은 무질서하게 보이는 혼돈 상태에도 논리적 법칙이 존재한다는 이론이죠. 인간은 누구나 무질서보다 질서를 원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안정적인 상태를 추구하려고 애를 씁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그렇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지금 인류가 모두 함께 겪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은 일종의 카오스입니다. 80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지구상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습격에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느라 어쩔 줄 모르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구가 큰 줄 알았는데 이토록 작은 행성이었나 하고 새삼 놀랍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지 무려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인류는 카오스 속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질서를 유지하려면 먼저 카오스를 적극적으로 경험하고 뛰어넘어야 합니다. 지혜의 언덕을 오르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독서와 글쓰기를 하고 온갖 경험을 겪어야 하듯이 말입니다. 인간의 두뇌도 이런 카오스를 경험하고 나서야 이윽고 통섭의 경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카오스를 두려워하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습니다. 인류 앞에 놓인 모든 카오스는 그저 기다리기만 한다고 스쳐 지나가지 않습니다. 높은 산을 오르는 등산가들은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정상을 오릅니다. 그 이후에는 더 높은 산의 정상을 오르기 위해 다시 거친 훈련을 시작합니다. 학문의 길에도 카오스가 있습니다. 한 분야의 학문을 섭렵했다고 모두 이룰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다른 분야에 도전합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류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끊임없이 주어지고 있습니다.

창의력은 카오스에서 생겨납니다. 질서 속에서는 도전 정신이 싹트지 않습니다. 평소 정리 정돈을 잘하는 사람들은 카오스를 싫어합니다. 최근에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Metaverse)를 여러 가지로 정의합니다. 그중에서 필자는 ‘내가 모르면 없는 세상’이 바로 메타버스라는 정의에 눈길이 갑니다. 메타버스 세상은 한마디로 카오스입니다. 아날로그 시대를 지나 디지털 시대를 경험한 후 우리는 이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아우르는 메타버스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일대일 코칭을 하면서 지금 자신의 주변을 정리해서 완전히 과거를 뿌리째 뽑아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소위 정리 결벽증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매 순간 주변이 잘 정리되어 있으면 마음이 편하죠. 하지만 시시각각 우리에게 다가오는 카오스는 지금까지 애써 정리 정돈해 놓은 것들을 일순간에 흩트려 버립니다.

카오스 속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찾아내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기술이 요구됩니다. 과거의 것을 정리하기보다 미래의 것을 적극 받아들이며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방법입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카오스 속에서 미래를 여는 열쇠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구상에서 최고의 카오스 지역으로 인도를 꼽습니다. 필자는 인도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는 가 보았습니다. 다카는 카오스입니다. 인도와 비슷합니다. 다카를 다녀오는 길에 홍콩을 경유해서 반나절 돌아보았는데 다카에 비하면 비교적 잘 정리된 도시국가이지만 머릿속에 남은 건 다카보다 별로 없었습니다. 질서만 고집하지 말고 카오스를 만나 당당하게 도전하는 정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저 편안한 것만이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게 확실합니다. 카오스를 두려워하지 말고 뛰어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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