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대하여

관계란 둘 이상의 사람이 서로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관계와 관계로 얽힌 존재다. 존재하는 한 관계를 모두 끊어 버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바로 이 관계로 인해 힘들어 한다. 일이 힘든 건 참을 수 있는데 관계가 어려워지면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한다. 사람과의 관계는 뭐라고 단정 짓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관계는 상대적이며 생물처럼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다. 가끔 필자가 어떤 분의 전화를 받는데 자기가 누군지 아느냐고 대뜸 물어온다. 스마트폰에 저장이 되어 있지 않으면 당연히 기억하기 쉽지 않다. 그걸 섭섭해 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필자에게 저장된 번호로 전화 했는데 상대방이 필자에게 누구냐고 묻는다. 이런 정도를 섭섭하게 생각하면 문제가 커진다. 쿨하게 넘어가야 한다.

서로 상대방에 대한 관계의 우선순위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관계는 소통의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수년 전 태국의 한 통신회사가 만든 3분짜리 짧은 유튜브 광고가 회자 되었다. 던진 메시지는 나눔이 최고의 소통이었는데 어느 시장에서 아픈 엄마를 위해 물건을 훔치는 아이에게 주인 아저씨는 용서하고 필요한 물건을 챙겨 주는 장면이 나오고, 30년 후 이 아저씨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는데 병원비가 2,700만원이나 나왔다. 망연자실한 딸에게 그 병원의 의사가 병원비를 대신 내주는 스토리다. 그 의사가 바로 그 때 그 아이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정답은 없지만 모범 답안은 있다. 바로 이타심으로 뭉쳐진 사랑의 힘이다. 존재의 이유가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라는 삶의 의미를 깨달으면 관계도 재정립 될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관계는 참 어렵다. 무조건 잘 해준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말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자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적당한 선에서 기브와 테이크가 적절하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관계는 조금씩 발전하게 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무슨 거창한 철학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언제나 가슴 깊이 묻고 사는 철학을 말한다. 산업화 시대에 도시화와 집중화가 오버래핑 되면서 복잡한 세상에서 서로 부대끼고 살아가다보니 그저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 본능이 관계를 점점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다시 우리는 경쟁을 벗어나 더불어 살아가려는 삶의 철학을 각자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얼핏 보기에는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화두이지만 관계는 우리 삶과 비즈니스 곳곳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귀중한 동식물을 다루듯 관계도 조심스럽게 가꾸어야 한다. 한번 비뚤어진 관계는 복원하는데 무척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결국 깊은 신뢰가 바탕에 깔려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무에서 유를 찾아낸다는 각오로 소홀히 하지 않고 믿음의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키워야 한다.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노력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 받으려고만 하면 결코 원만한 관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먼저 나서서 손을 내밀고 혹시 섭섭한 일이 있어도 상처 받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원만한 관계 형성으로 말미암아 행복할 수 있다면 세상은 그래도 살만 하다.

One comment

  1. 정은상 대표님!
    매번 좋은 글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관계에 대한 글도 마음에 와닿습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늘 기여하시는 모습에 존경의 마음을 담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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