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

출판사 서평

베이비부머와 청년의 공간을 나누자
이런 인구구조의 노령화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감히 예측하기도 힘들지만, 한 가지는 명백하다. 앞으로는 노인세대(현재 기준으로 65세 이상)도 일하는 게 당연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연금도 복지도 유지될 수가 없다. 문제는 이들이 ‘어디서’ ‘무슨 일’을 할 것이냐다. 지금 베이비부머의 절반, 약 805만 명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이들의 약 60% 이상이 자기 주택을 갖고 있다. 이들이 은퇴 후에도 계속 그곳에 살면서 일을 구한다면? 당연히 일자리 및 부동산을 둘러싸고 청년세대와의 충돌이 야기될 것이다.

세대갈등만이 아니라 ‘공간과 사람의 부조화’도 큰 문제다. 청년에게 적합한 공간은 도시이며 도시를 발전시키는 것은 청년들인데, 정작 그들이 높은 집값 압력으로 인해 도시에서 밀려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국은 미래 성장의 활력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자는 ‘세대간 분화’를 제안한다. 청년과 노인의 직업과 생활 터전을 분리함으로써, 두 세대가 부딪히지 않고 공존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분화를 위한 중요한 방법이 ‘베이비부머의 귀향’이다.

수도권에 사는 베이비부머의 절반은 지방 출신으로, 산업화 시기 이촌향도의 흐름을 따라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권으로 이동했다. 이들이 은퇴 시점을 맞이해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고 그곳에서 제2의 인생을 꾸리게 도움으로써 수도권의 과밀을 해소할 수 있다. 이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젊은 세대의 거주 안정을 돕고, 지방도시의 쇠락을 막으며,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데도 기여한다.

베이비부머와 청년층이 상생하기 위해선 ‘세대간 일자리 분업’도 중요하지만, ‘일자리의 공간적 분업’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거기에 베이비부머의 귀향은 유효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지방도시들은 결정지식이 풍부한 인구를 활용해 유통ㆍ판매뿐만 아니라 문화ㆍ행정 등의 서비스업에서 일자리 만들기에 집중해야 한다. (…) 세대간 분화는 ‘분업’ 전략이자, 두 세대가 궁극적으로 ‘융합’할 수 있게 하는 상생의 전략이다. 귀향은 ‘직업의 세대간 분화’를 공간에도 적용함으로써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간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78~79쪽

지방도시여, 베이비부머에 주목하자
쇠퇴하고 있는 지방에선 청년인구를 끌어들이는 데 사활을 걸지만,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 상당수가 도시에 있는 판에 그런 청년 유치 정책의 한계는 너무 또렷해 보인다. 하지만 베이비부머들은 다르다. 이들은 유동지능이 요구되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일들보다, 시간과 경륜에서 우러나는 결정지능이 요구되는 일에 더 능숙하다. 그래서 이들의 일자리는 대도시로 집중되는 청년들의 일자리와 달리 도시와 지방을 가리지 않고 존재한다. 게다가 베이비부머들은 고향인 지방도시로 ‘U턴’ 할 경우 그곳의 적응에도 훨씬 유리하다.

간단히 생각해보자. 지방의 전통시장에서 장사를 한다고 할 때 그곳에 연고가 없이 내려온 청년과 귀향한 베이비부머 중 누가 더 잘하겠는가? 더욱이 베이비부머들은 일정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기에도 유리하다. 때문에 이 책은 지방도시를 살릴 주역으로 청년이 아니라 베이비부머를 소환한다. 그들은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고, 일정한 경제력을 보유했으며, 무엇보다 고향에 대한 애정을 가졌다. 지방도시는 이들을 끌어들여 도시의 쇠락을 막고, 지속가능한 도시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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