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한다

1967년 6월에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에 있었던 6일전쟁은 이스라엘의 일방적 승리로 끝이 났다. 승리의 주요 원인은 유대인들의 애국심에 있었다. 6일전쟁을 앞두고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비행기 좌석이 매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2,000년 동안 디아스포라(Diaspora)로 전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목숨을 걸고 조국을 지키려고 자원 입대를 하기 위해 앞다투어 비행기를 탔다. 반대로 이집트인들은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전쟁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채 멍하니 있다가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6일전쟁은 결국 유대인들의 정신력의 승리였다. 나보다 우리가 먼저라는 유대인들의 가정과 학교 교육의 결과였다. 그리고 그런 교육은 계속되고 있다.

아우슈비츠(Auschwitz) 수용소는 폴란드 남부 지방에 있는 나치 강제 수용소다. 여기서 그 당시 유럽 전체 유대인의 80%에 해당하는 600만명이 살해 당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초등학교 학생을 모두 여기로 데려가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정신교육을 한다. 이것이 오늘날 유대인의 파워다. 황농문 서울대학교 교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철이 든 민족은 유대인이라고 했다. 극한 상황에 이르면 누구나 철이 든다. 그들은 언제나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며 항상 깨어 있다. 이스라엘과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은 1,500만명에 불과하지만 그들의 이런 정신은 모든 국가와 국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21세기 들어 개인주의가 더욱 팽배해졌다고 하지만 그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슬람도 다르지 않다. 이슬람 국가에는 거지가 없다고 한다. 그들 종교의 가르침은 약한 자와 없는 자를 도우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가르친다. 필자가 창직 코칭을 하면서 늘 주장해 왔던 이타심과 유사한 맥락이다. 우리가 잘 아는바대로 세종대왕도 백성을 위해 한글을 제정했다. 자신만을 위해 살아서는 성장도 성숙도 하지 못한다. 모두가 함께 행복하려는 생각이 있으면 행동부터 달라진다. 개인이든 민족이든 철이 들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구든 철 들기 위해 노력하면 가능하다. 우선 가정에서 어릴적부터 이런 생각이 골수에 박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냥 알아서 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인간은 알아서 잘 하지 못한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힘든 일은 피하고 그저 편한 곳으로만 가려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결국 생각이 행동을 좌우한다. 먼저 나보다 우리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자신의 탐욕을 버리고 어떻게 하면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전염병은 인간이라면 누구인지를 구분하지 않고 침투한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조금씩 극복해야 한다. 우리가 있어야 나도 존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사회와 국가를 건강하게 한다. 독야청청 홀로 서기만 잘하면 될 것 같지만 그건 환상에 불과하다. 열심히 일하면 생산성은 어느 정도 높아지지만 열심히 생각하고 행동하면 불가능한 일도 해낼 수 있다. 언제나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마음이 앞설 때 더불어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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