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연어는 회유성(回游性) 어종으로 강에서 태어난 치어가 바다로 나가 성어가 된 다음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옵니다. 지구상 대부분의 동식물은 기후를 비롯한 주변 환경에 따라 진화하며 살아갑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는 그의 저서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에서 인류가 어떤 지정학적 영향에 따라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자세히 분석해 놓았습니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식물은 예외없이 기후와 환경에 순응하며 생존해 왔습니다. 인간은 그런 환경을 뛰어 넘는 역량을 펼치며 모름지기 지구의 주인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이 보여주듯이 지속적으로 인간에 맞서는 새로운 환경이 쉬지 않고 불어닥칩니다. 그야말로 산넘어 산을 만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흐르는 강물이 거세면 모든 것이 떠내려갑니다. 한번 중심을 잃으면 다시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홍수가 났을 때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거침없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휩쓸려 내려갑니다. 불이 나면 재는 남지만 홍수가 나면 아무것도 건질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 인류에게 불어온 엄청난 홍수는 우리 모두의 직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직장에 아무리 오래 붙어 있기를 원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됩니다. 나이가 아직 젊다고 외쳐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책임져 줄 수 없습니다. 자신의 미래 직업은 자신이 준비하고 길을 열어가야 합니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이미 우리의 직업은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길을 잃고 있습니다.

누구나 가는 길로 가서는 안 됩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 합니다. 연어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은 목숨을 건 일입니다. 거센 물살을 헤치고 거꾸로 올라가려면 비행기가 이륙할 때 만큼이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얕은 강을 지나다가 때로는 갑자기 곰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연어는 올라가야 합니다. 지정학적으로 보면 유사이래 국가들의 흥망성쇠를 엿볼 수 있습니다. 로마를 위시한 러시아 등 제국들의 흥망이 지정학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미국의 번영이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중국이 최근 40년 동안 급부상했지만 오늘에 와서 제동이 걸리는 것도 지정학과 관련이 있습니다. 중국의 약점은 해양에서의 패권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국가는 물론이고 개인도 다를 바 없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더욱 힘차게 뻗어가는 개인이나 기업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새로운 기회를 포착합니다. 경쟁력을 더욱 갖춰 시장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실패와 난관을 뛰어넘을 것인가 아닌가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가던 길이 막히면 둘러가는 것이 물의 속성입니다. 적응력은 무식하게 한 길만 고수하지 않습니다. 여러 갈래 길이 나타날 때 평소에 자주 길을 선택해 본 사람은 적응력이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자유 의지가 있습니다. 무엇이든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힘차게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를 상상하면서 창직으로 평생직업을 찾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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