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의 기술

모방(模倣)이란 다른 것을 본뜨거나 본받는 것입니다. 플라톤은 인간의 놀이를 미메시스(mimesis)로 설명했는데 미메시스는 서양 철학의 개념이며 직역하면 모방입니다. 이것은 무언가를 비슷하게 만들거나 재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방은 창의성의 출발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불현듯 새로운 것이 생겨날 수는 없습니다. 철학자의 깨달음이나 과학자의 발명도 처음에는 모두 모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모방을 잘해서 성공한 예는 너무나 많습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모방을 하며 성장합니다. 어린아이는 부모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며 조금씩 자랍니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선수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같은 종목의 프로 선수를 보며 따라합니다.

얼마전 미국의 부자(父子) 골프 대회 PNC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와 함께 출전한 찰리 우즈(11세)의 경기 모습을 보았습니다. 방송 아나운서는 찰리 우즈가 가장 존경하는 프로 골퍼가 타이거 우즈랍니다. DNA 영향도 있겠지만 찰리는 그의 아버지 타이거 우즈의 모든 것을 모방 하며 골프를 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우상으로 섬기며 따르는 아들에게 타이거가 보인 태도는 정말 각별히 달라 보였습니다. 직업의 세상도 다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따라했지만 차츰 본격적으로 모방하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해 갑니다. 모방은 결국 뛰어넘기 위한 방편입니다. 열심히 따라하다보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 뛰어 넘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겨납니다.

자신만의 평생직업을 찾기 위한 창직도 모방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류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선물을 남긴 스티브 잡스는 남의 아이디어를 모방하거나 훔치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나 노래를 부르는 가수도 처음에는 모방으로 시작합니다. 남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모창으로 성공한 사람도 있고 남의 몸짓을 따라하며 이름을 떨친 개그맨도 있습니다. 여기서 필자가 강조하려는 핵심은 모방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자는 것입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 꾸준히 필사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열심히 모방하면 자신도 모르게 어느 정도의 글쓰기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그 다음부터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모방을 배척하고 무엇이든 스스로 해결하려다 지쳐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방도 기술입니다. 물론 모방의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긍정적인 면만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모방을 하겠다고 작정하고 둘러보면 여기저기 유익한 정보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유튜브도 그 중에 한가지 입니다. 요리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유튜브로 따라하면서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 냅니다. 해 보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필요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 찾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모방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요구됩니다. 창직은 모방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모방은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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