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多樣性, diversity)이란 모양, 빛깔, 형태, 양식 따위가 여러 가지로 많은 특성을 말합니다. 다양성에는 언어 다양성, 문화 다양성, 인종 다양성, 종교 다양성 등 무수히 많은 다양성이 존재합니다. 다양성의 반대말은 획일성입니다. 획일성은 모두가 개성이 없이 한결 같아서 다름이 없는 성질이나 성향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다양성이 줄어들고 그대신 획일성이 강조되고 급기야 법과 규칙으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힘 없는 사람들을 다스리기 시작했습니다. 겉으로는 함께 더 잘 살기 위한 방편이라고 떠들지만 실은 그들만의 이너서클(inner-circle)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고 맙니다. 하지만 획일성을 추구하던 그들도 결국에는 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자리를 빼앗기게 됩니다.
역사는 이렇게 돌고 돕니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 교수는 인류 역사상 서기 1500년 이후 중국과 유럽의 격차를 지리환경적 요인으로 분석했습니다. 유럽은 만성적으로 산맥과 강과 해안선이 복잡하게 어우러져 다양성을 유지하도록 되어 있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은 비교적 단조로운 지형을 가지고 있어서 다양성보다는 획일성을 갖추기에 적당했다는 설명입니다. 중국도 처음에는 다양한 민족들이 경쟁하고 각 지역의 문명과 기술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지만 점차 황제를 중심으로 단일체제가 구축되면서 다양성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명나라 초기 정화의 남해원정을 황제가 중지시켰지만 유럽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습니다.
이같이 다양성에 관한 내용은 옛날 이야기로서만 그칠 게 아닙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도 우리 모두에게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동시에 대륙과 국가에만 해당되지 않고 개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개인은 무엇보다 유연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의 뜻과 다르다고 버럭 화부터 내지 않습니다. 조직 내에서도 다양한 성품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채용하고 그들이 성장하도록 도와줍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소비자들을 파악하고 그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연구하고 개발합니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해 합니다. 글로벌 시대에는 다양성이 생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획일성을 갖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해야 합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일사불란 하게 그들의 명령에 따르는 사람들만 곁에 두기 원합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싫어 합니다. 끼리끼리 안주하려 듭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획일성이 몸에 배어 무엇을 하든 의견이 통합되기를 은근히 장려합니다. 심지어 식당에 가서도 같은 음식을 주문하기도 합니다. 개성 발랄한 시대를 살면서 이런 태도를 보이면 지금의 MZ세대는 이맛살을 찌푸립니다. 일방적으로 구세대가 신세대에게 명령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더 발전할 수 있는 모티브가 생겨납니다.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더라도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입니다. 유럽과 중국의 역사가 우리에게 말해 줍니다. 다양성을 수용하고 적응하는 성숙한 인격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